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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처럼…카카오엔터 담은 스포티파이, 韓 돌풍 일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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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가수·팬덤 압박에 음원 계약 '속도'…멜론 한판 대결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와 국내 1위 음원 유통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옛 카카오M)의 힘겨루기가 열흘 만에 일단락됐다. 그동안 스포티파이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국내 음원 확보 문제가 해결된 만큼, 흥행 질주가 시작될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엔터는 12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세계 스포티파이에 음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양사 모두 K팝 가수와 팬들의 비판을 의식해 한 발씩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를 론칭한다. [사진=스포티파이코리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를 론칭한다. [사진=스포티파이코리아]

지난 1일 양사의 해외 음원 라이선싱 계약이 만료되면서 해외 스포티파이에서 카카오엔터 음원을 들을 수 없었다. 카카오엔터는 해외 계약 갱신·국내 계약 협의를 주장했지만, 스포티파이가 국내외 동시 계약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K팝 가수와 팬 사이에서 양 사의 신경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전 세계 트위터에선 '카카오M 아웃(#KAKAKOM_OUT)', '카카오M 스포티파이로 돌아와(#KakaoMBackonSpotify)' 등의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카카오엔터를 겨냥해 'K팝 음원 유통 독과점 방지법을 만들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가수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구의 잘못이든 기업들이 예술에 욕심을 부릴 때 왜 아티스트와 팬이 고통받아야 하는가"라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일부 음악 레이블 사는 카카오엔터를 통하지 않고 스포티파이에 음원을 공급하기도 했다.

사실상 카카오엔터는 K팝의 해외 진출을 막았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명성에 금이 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국내 가수, 스포티파이는 해외 K팝 팬들의 압박을 의식해 사태를 빨리 해결하자는 데 뜻을 모았을 것"이라며 "양 사 모두 진퇴양난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스포티파이, 애플뮤직과 다른 길 간다…'흥행 질주' 예고

스포티파이는 국내 론칭 한 달여 만에 카카오엔터·지니뮤직 등 대형 유통사의 음원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애플뮤직과 다른 길을 걷게 된 셈이다. 당시 애플뮤직은 카카오엔터·지니뮤직의 전신인 로엔엔터테인먼트, CJ E&M, KT뮤직 등과 음원 계약에 실패하면서 현재 시장점유율이 1% 미만에 그친다.

당초 업계에선 스포티파이가 애플뮤직처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 스포티파이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엔터와의 계약으로 흥행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사진=스포티파이]
[사진=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7천만 개 이상의 음원과 40억 개의 재생목록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으로 이용자가 선호하는 장르, 가수, 청취패턴 등을 분석해 제공하는 맞춤형 음원추천 서비스는 특장점이다. 더불어 연내 한국에서도 220만 개가 넘는 팟캐스트를 선보이고, 국내 창작자의 독점 및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빅데이터 플랫폼과 팬 커뮤니티를 더한 개념으로, 창작자가 음원을 올리면 이를 듣는 이용자 데이터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팬들은 창작자의 신보와 공연 소식을 확인하고, 티켓과 굿즈 등을 구매할 수 있어 국내외 K팝 팬덤 집결소가 될 전망이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한국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한국은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인 데다, 다른 국가로 콘텐츠를 수출하는 몇 안 되는 국가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장"이라며 "국내 정식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했고, 지금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 韓 음원 플랫폼 전열 정비…"스포티파이 경쟁 자신 있다"

한편에선 스포티파이식 맞춤형 음악 추천 서비스가 국내에서 더이상 새롭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도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또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지 않아 이용자 이탈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스포티파이는 음악 감상 중간에 광고가 나오는 대신 무료인 서비스는 국내서 제외하고 유료 프리미엄 상품만 선보였다. 프리미엄 1인 요금제는 월 1만900원(부가세 별도)으로, 국내 플랫폼과 비슷하다. 2인 요금제는 1인당 8천원 수준으로, 국내 플랫폼 대비 저렴하지만, 이용자들이 기대했던 패밀리 요금제보단 비싸다.

더불어 국내 플랫폼도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등 서비스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멜론은 최근 대대적인 앱 개편을 통해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최신 24Hits' 등 새로운 차트를 선보였다. 지니뮤직도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곡을 담은 '실시간 원곡 플레이리스트'를 출시하는 등 올해 '라이브 음악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플로도 팟캐스트·오디오북으로 콘텐츠를 확대했다.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은 다년간 쌓아온 이용자 데이터와 친숙한 사용자경험(UX)이 강점"이라며 "여기에 국내 플랫폼도 오리지널 콘텐츠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추세여서 스포티파이와의 경쟁에 승산이 있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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