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반도체 후공정 솔루션업체인 에이티세미콘이 리더스기술투자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5G 부품 업체 인수와 바이오사업 진출에 이어 벤처캐피탈까지 사업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에이티세미콘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코스닥 상장 벤처캐피탈 업체인 리더스기술투자의 지분 20.67%(보통주 2천만주)와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분인수 금액은 290억원으로, 주당 인수예정가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1천450원에 결정됐다. 오는 4월 20일까지 대금 납입을 완료하면 에이티세미콘이 리더스기술투자의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에이티세미콘와 함께 유니홀딩스도 리더스기술투자 지분 인수에 참여한다. 유니홀딩스는 약 85억원에 지분 6.02%(582만8천828주)를 확보에 에이티세미콘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선다.
에이티세미콘과 유니홀딩스가 인수하는 지분은 현재 리더스기술투자의 최대주주인 리더스에셋홀딩스(24.08%)와 특수관계인인 나용선 리더스기술투자 대표이사(0.17%) 이학영 엘와이피홀딩스(리더스에셋홀딩스 최대주주) 대표(2.44%) 등이 소유한 지분 26.69%(총 2천582만8천828주)다.
에이티세미콘 측은 "사업다각화와 수익증대를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이테세미콘 관계자는 "인수가 완료되면 리더스기술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투자 관련 네트워크와 솔루션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특히 신규로 추진 중인 바이오사업에서 시너지 창출과 중장기 사업 강화 전략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더스기술투자는 지난 2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넨셀에 34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 바이오·5G 부품·코스메틱으로 사업 다각화
에이티세미콘은 리더스기술투자 인수 외에도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티세미콘은 지난해 초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발표하고 에이티에이엠씨(재생의료 및 줄기세포 관련 사업) 에이치젠바이오를 설립했다.
지난 8월에는 나노기술 업체인 에이펙셀과의 합작사인 에이펙셀생명과학을 설립했다. 지난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의약품 관련 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앞서 6월에는 5G 부품 전문업체인 이랑텍의 지분 25.87%를 5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랑텍은 이동통신 기지국과 중계기 장비의 핵심 부품을 연구개발하고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랑텍은 여러 주파수 대역을 결합하고 잡음 제거와 통화 품질을 향상하는 '상호간섭제거 필터(High PIMD Solution Filter)' 등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를 비롯해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인 소프트뱅크, KDDI의 5G 부품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이티세미콘은 지난 10월 화장품 제조와 원재료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코스모파마의 지분 30.38%를 60억원에 취득해 화장품 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다.
◆ 잇단 CB 발행 통해 투자 자금 조달…재무·주가에 부담
에이티세미콘이 공격적인 투자로 잇따라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급격히 늘어난 차입금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에이티세미콘은 기존에 발행했던 전환사채(CB)로 인해 지난 2월 126억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금융부채 평가 손실이 발생하며, 지난해 1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CB는 발행 조건에 전환가액 조정(rd-fixing) 조건이 붙으면 CB는 '금융부채'로 잡힌다. 채권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그 전에는 발행회사가 콜옵션(주식을 살 권리)이 없는 한 채권자가 상환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CB는 발행 후 주가가 상승해 전환권 행사가격보다 높으면 발행기업은 그 차이를 파생상품 손실로 손익계산서에 반영해야한다. 회계처리된 손실금액은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회계상 수치지만, 대규모 적자로 기록되는 만큼 회사의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이티세미콘은 최근 지분 인수와 시설투자 등을 목적으로 연이어 대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있다. 2019년말 235억원 규모였던 CB 잔액은 지난 3분기 269억5천만원으로 늘었다. 이후에도 지난해 9월 제11회차 CB(50억1천만원)와 10월 제12회차 CB(60억원)을 발행했고, 올해 2월에도 제13회차 CB(80억원)를 발행하는 등 200억원 가까이 CB를 추가 발행했다.
에이티세미콘은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정관에서 정한 CB 발행한도를 기존 1천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에이티세미콘의 CB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3차례에 걸쳐 총 80억원에 달하는 CB 전환청구권행사로 1600만주의 신주가 추가로 발행되기도 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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