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북미를 강타한 ‘한파’가 인공위성에 그대로 포착됐다. 북미에 최근 한파와 폭설이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었다. 교통은 마비됐다. 전기는 끊겼다. 수백만명의 사람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냈다. 유럽도 최근 강한 한파가 찾아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그 원인으로 ‘북극 가열화에 따른 북극한파 남하’를 꼽았다. 캐나다에서부터 텍사스까지 북극한파를 가두고 있던 제트 기류가 약화하면서 북극한파가 남하했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기상청 자료를 보면 1억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폭풍 주의보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73%가 지난 16일 밤에는 눈으로 뒤덮였다. 이번 ‘북극한파’는 그동안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텍사스의 일부 지역은 알래스카보다 더 추웠다. 댈러스는 지난 15일 영하 16도를 기록했다. 1989년 이래 가장 추운 날씨였다. 휴스턴 국제공항에서는 영하 8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텍사스에 사는 400만명은 정전 속에 고통스러운 밤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 자료를 보면 전기가 끊기면서 암흑 속에 빠져든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북반구 겨울철, 극심한 날씨 자주 발생할 듯
그런가 하면 유럽에도 폭풍과 추위가 찾아왔다. 러시아와 유럽 북부 지역은 2월 중순 대서양 폭풍과 함께 매우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남유럽과 지중해는 스페인을 포함해 큰 눈보라를 경험했다. 그리스는 지난 15일 눈으로 뒤덮였고 시리아와 예멘에도 눈이 내려 큰 불편을 겪었다. 영국의 애버딘셔 지역에서는 지난 10일 영하 23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2월 첫 10일 동안 라트비아의 평균 기온은 영하 8.8도를 기록하면서 1981~2010년 기준보다 5도 낮았다. 독일도 영하 20도를 기록하는 등 유럽 지역도 꽁꽁 얼어붙었다.
WMO는 “이번 미국과 유럽을 덮친 한파는 북극이 가열화되면서 따뜻해진 것이 원인”이라며 “북극 가열화에 따라 제트 기류가 약화했고 북극의 찬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 지역으로 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극 진동((Arctic Oscillation) 지수는 북극의 찬 공기가 억제되거나 남쪽으로 내려오는 현상을 보여준다. 북극 진동이 양수이면 북극에 차가운 공기가 갇혀 있음을 뜻한다. 반면 음수는 제트 기류가 약해져 차가운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2월 중순 북극 진동 지수는 ‘-4’를 기록했다.
WMO 측은 “추운 날씨와 폭설은 앞으로 북반구 겨울의 전형적 날씨 패턴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MO 측은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최근 관찰되는 겨울철 극심한 기온에 관한 추가 연구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북극 가열화는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2~3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른 바다 얼음(해빙) 감소가 해양 순환과 제트 기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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