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팻 겔싱어를 새 수장으로 맞이한 가운데 반도체 업계가 신임 인텔 CEO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인텔이 지난달 신임 CEO 취임 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알린 영향이다. 업계에선 인텔이 겔싱어의 취임 후 경영 전략 수정에 나서면서 TSMC,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일부 제품에 대한 외주에 본격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텔은 겔싱어 CEO가 역사상 8번째 CEO로 취임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겔싱어 CEO는 첫 직장인 인텔에서의 30년 근무를 포함해 4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으로 불린다.
업계에선 겔싱어의 취임과 함께 인텔이 조만간 파운드리 파트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인텔이 지난달 22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밥 스완 전 CEO는 당시 "겔싱어 신임 CEO가 정식 취임한 후 최신 CPU(중앙처리장치) 등의 제조를 아웃소싱할 지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도 "오는 2023년에 생산되는 제품 제작에 필요한 7나노미터(nm) 공정을 내부에서 제작하는 한편,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향후 인텔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포기할 지를 두고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독자 생산을 고집했으나, 최근 AMD와 같은 후발 경쟁사에 설계 기술 등이 밀리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작년 말 미국 유명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인텔 주식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 어치를 확보한 이후 인텔 측에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앞으로 제조를 포기하고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공장이 없는) 회사로 전환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현재 파운드리 업체들이 주문 물량이 넘쳐나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인텔도 위탁생산을 확대하게 되면 TSMC나 삼성전자의 몸값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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