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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기근' 시대, 수수료 낮추고 상품군 다양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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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동형 보수...기간환급 펀드 도입도 검토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코로나19 이후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스마트 개미'들이 많아지면서 펀드 시장이 '기근' 상태에 처하자 금융당국이 고심 끝에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펀드 판매보수와 수수료를 개선하고, 실물투자 펀드 등을 도입해 상품군도 다양화한단 복안이다.

31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투자자 중심으로의 변화를 통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5월 금융위는 '공모펀드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그해 7월 판매채널 개선과 운용사 경쟁력 제고를 골자로 하는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방안은 앞선 대책들을 바탕으로 지난 29일 금융발전심의회 자본분과 회의에서 확정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한 투자자가 시황 추이를 살피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한 투자자가 시황 추이를 살피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연달아 내놓은 데엔 공모펀드가 소액투자가 가능한 동시에 중위험·중수익 추구에 적합한 자산운용수단임에도, 최근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정체 상태인 것과 무관치 않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주식펀드에서만 15조9천762억 원이 빠져나갔다. 월별로는 3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계속 자금이 유출됐다. 월별 유출규모 또한 2조 원 내외인 달이 7개월이나 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작년 3월 급락 이후, 대부분의 자산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펀드 시장에서는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금융당국이 집계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공모펀드 규모는 2010년 198조6천억 원에서 ▲2015년 213조8천억 원 ▲2019년 242조3천억 원 ▲2020년 274조7천억 원으로 최근 10년간 사모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경쟁상품이 크게 성장(+268.3%, +119.6%)할 때 겨우 3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공모펀드 개인투자자 잔고 비중 역시 2015년 51.0%에서 2019년 47.6% 2020년 41.5%로 감소세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출입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최근 국민들의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음에도 파생결합펀드(DLF)·사모펀드 사태,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 부족 등으로 공모펀드 등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에 대한 선호가 더 커졌다"며 "전문가에 의한 운용, 분산투자 등의 장점이 있는 공모펀드를 통해 국민들의 안정적인 재산증식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상품대비 낮은 수익률이나 보수·수수료 부담, 투자자 이해와 상충한 판매·운용사의 영업행태 등 내재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0년간 공모펀드 평균 수익률은 연 2.7%로, 같은 기간 예금(2.5%) 대비 불과 0.2%포인트 높을 뿐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의 복안은 일단 공모펀드 수익률을 높이고 판매보수와 수수료를 개선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행 성과보수펀드 유형 외에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유형을 추가로 도입한다. 성과연동형 운용보수는 펀드운용성과(예: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손실에 연동해 운용보수가 변경되는 구조다. 일반펀드 수준의 기본보수 수취가 가능하되, 운용성과에 따른 보상(+)‧불이익(-)이 정기적으로 운용사에 제공·부과된다.

김 자본시장정책관은 "전기의 운용성과가 순연돼 반영되는 구조로, 단기투자보다 장기투자에 적합하며 투자자에게 이러한 사항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요건을 충족한 채권형 ETF의 100% 편입허용 ▲부동산·특별자산재간접펀드의 투자대상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관련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하는 펀드 ▲환매금지형펀드 추가설정 시 기존투자자 실권부분의 타투자자 판매허용 등을 추진해 펀드 간 규제차익 해소, 운용 자율성 제고 등을 꾀하겠단 설명이다.

공모펀드 판매보수 및 수수료도 투자자 중심으로 개선한다. 서비스 차별화, 투자자 인지가 곤란한 현행 판매보수 체계를 손보아 판매사와 투자자 간 투자성과 공유를 강화하겠단 취지다.

김 자본시장정책관은 "판매사가 판매보수를 결정하고 투자자에게 판매보수를 직접수취하는 방식을 허용하려고 한다"며 "판매사가 투자자의 투자기간 등을 감안해 유리한 보수·수수료 수취방식을 설명토록 하고, 온라인 및 판매수수료 선취(A클래스)·미수취(C클래스) 펀드설정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 투자자에 주기적 환매기회..."펀드종류 변경도 가능해질 것"

'동학개미'의 실물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환금성 및 운용 탄력성을 높인 펀드 또한 도입된다. 외화표시 머니마켓펀드(MMF)를 공모펀드로 출현하고, 지난해 7월 허용된 주식형 액티브 ETF의 추가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

또한 채권형 ETF에 대해 만기가 있는 ETF 출시를 허용하고, ETF 기초지수 구성요건을 자산유형별 구분 없이 통합해 혼합형(주식+채권) ETF의 출시를 더욱 쉽게 하겠단 방침이다.

아직 구체화는 안 됐지만, 펀드재산의 일정비율 한도로 투자자에게 주기적 환매기회를 주는 환매금지형 펀드도 도입된다. 가칭 기간환급 펀드로, 예를 들면 매 분기 펀드재산의 10% 한도 내에서 투자자 신청을 받아 환매를 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더불어 투자대상이나 펀드종류를 변경할 수 있는 공모펀드 도입도 검토된다. 설정 초기에는 채권 등에 운용하는 공모펀드여도, 펀드 규모가 확대된 이후에는 SOC 펀드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을 오는 4월까지 입법 예고하고, 법 개정 전이라도 일부를 행정지도 및 업계 자율추진 방식으로 우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자본시장정책관은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 사항에 대해서는 오는 9월까지 개정 완료를 추진하고, 방안마련 및 업계 자율추진 사항은 상반기 중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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