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음원 스트리밍 업체 소리바다가 실적 악화에 경영권 분쟁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엎친데 덮친 상황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2017년 이후 실적악화가 지속되면서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경영권 분쟁으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리바다는 2016년 별도기준 영업이익 4억4천만원을 달성했으나 다음해부터 3년 연속으로 29억5천만원, 42억9천만원, 47억8천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5년 연속 영업적자 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다. 이는 소리바다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을 해야지만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리바다의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은 100억9천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29%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46.5% 늘어난 51억8천만원, 순손실은 162.1% 증가한 174억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포함되더라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44%이상 줄면서 손실폭도 커진데다 판관비가 겨우 11.6% 줄어드는데 그치면서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소리바다의 관리종목 지정은 유력한 상황이다고 일각에선 평가한다. 만약 관리종목에 지정될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까지 겨우 1년여의 시간이 남아있는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현 최대주주 중부코퍼레이션과 실질지배주주인 제이메이슨·소리바다 경영진 간의 경영권 분쟁도 변수로 떠오른다.
최근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법적다툼으로 번지면서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중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2월3일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또 제이메이슨으로부터 120억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후 주식으로 전환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소리바다의 지분 12.87%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소리바다의 실질지배주주인 제이메이슨과 소리바다 경영진은 중부코퍼레이션이 자기 자본이 아닌 대규모 차입을 통해 회사의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이에 소리바다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중부코퍼레이션을 제외하고 자체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지난 10월 임시주총에선 사내이사 12명과 사외이사 7명 등 19명의 제이메이슨 측 경영진을 선임했다.
중부코퍼레이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제이메이슨과 소리바다 경영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최대주주와 관계인들의 명예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부코퍼레이션은 우선 유상증자와 관련해 제이메이슨을 대상으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소리바다 이사회가 결의한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을 금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중부코퍼레이션은 소리바다 신임 이사의 직무집행정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추가로 제기, 법원은 제이메이슨 측 경영진 19명의 이사진에 대해 직무집행을 정지한다는 판결을 내놨지만 소리바다를 두고 양측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중부코퍼레이션과 제이메이슨이 경영권 분쟁에 몰두하면서 소리바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1월 1천200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주가는 현재 3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이 회사의 소액주주는 1만6천57명이고 보유주식수는 7천343만7천572주(76.5%)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 경영이 힘들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이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이 떠안을 가능성이 있기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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