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열기와 함께 온라인 부동산 공매의 낙찰금액이 40% 넘게 급증했다. '희망임대리츠'처럼 인기 높은 주거용 물건이 쏟아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문을 닫은 법원 경매에 비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공매 시장의 열기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온비드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은 부동산 공매 낙찰금액은 지난해 8조1천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2.1%나 급증했다.
공매란 정부가 운영하는 경매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금융거거래 등으로 갚지 못한 채무 때문에 법원으로 개인의 자산이 넘어가 경매에 부쳐지는 것과 차이가 있다.
세금을 체납하거나 국가 추징금을 내지 못한 개인의 자산을 경매에 부쳐 못받은 추징금 등을 환수하거나 공공기관 등이 공적인 자산을 처분하기 위한 것으로, 캠코의 온라인 공매 플랫폼 온비드를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전체 부동산 공매 낙찰액 규모가 늘어나고 입찰자들이 몰리며 입찰경쟁률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공매의 낙찰금액은 부동산과 동산 등을 포함한 전체 공매 낙찰금액 9조원의 90%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6년 89%를 기록한 이래, 2017년 83%, 2018년 80.9%, 2019년 80.3%로 점차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부동산 낙찰 규모 비중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부동산 물건의 낙찰율은 10%대로 낮은 편이었지만, 일부 물건에 입찰자가 크게 몰리면서 부동산 공매 열기를 끌어올렸다.
부동산 전체의 공매 입찰자수는 6만2천명으로 전년도보다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주거용 공매의 급증세가 두드러진다. 아파트, 단독주택, 빌라, 주상복합 등 주거용 물건의 공매 입찰자수는 지난해 3만8천500명으로 전년도 1만8천800명의 2배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낙찰물건의 평균 경쟁률은 16.7대1로 전년도 7.8대1에 비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부동산 공매 열기의 이유는 또렷하다. 우선 지난해에는 희망임대리츠와 같은 쓸만한 주택이 일시에 공매시장에 나오면서 입찰 참여자가 크게 몰렸다. 희망임대리츠는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3년 하우스푸어 대책의 일환으로 설립해 총 1천70가구를 매입해 운영한 사업이다.
지난해 4월 희망임대리츠 운영기간이 끝나 임대로 줬던 매물 146건이 공매에 부쳐지면서 입찰자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나선 것이다. 146건의 물건에 2만1천800명이 일시에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았다.
여기에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공매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해 주거용 건물의 전체 입찰자수 3만8천500명 중 희망임대리츠 물건을 제외해도 1만6천700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이는 2019년 연간 입찰자수(1만8천800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2018년에는 관심이 높았던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공매 물건 입찰자 2만7천700명을 제외하면 해당 연도의 주거용 물건 입찰자수는 8천500명 수준에 불과했었다.
희망임대리츠와 같은 일회성 요인외에도 주택 공매 물건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더해 일반 법원경매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데, 코로나19로 지난해 멈춰있던 시기가 길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라인 공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는 캠코의 온라인 플랫폼인 온비드 시스템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없이 입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주택가격의 상승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아 부동산 공매 시장의 열기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다만 공적인 자산 처분을 위한 공매는 물건의 개수나 종류가 들쭉날쭉하고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이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매시장이 100%라면 온비드 공매시장은 4~5%라 부동산 전체 트렌드를 반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오프라인 법원 경매가 최근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것에 비해 온라인 공매는 입찰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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