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은행권 수장들이 2021년 새해 화두로 네이버, 카카오, 토스와 같은 빅테크·핀테크와의 경쟁을 위해 디지털 금융과 플랫폼 확대를 꾀하겠다는 포부를 일제히 밝혔다.
글로벌 시장 진출, 비은행 부문 확대, 리스크 관리 등 리딩금융그룹 탈환을 위한 경쟁을 가속화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온 언택트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달라진 경영환경에 맞춰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 등 변화에 대응해나가야 도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금융그룹 회장들 디지털 전환으로 플랫폼 경쟁 선언…글로벌·비은행 확대 등 여전히 화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신한의 운명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구축한 DT 구동체계를 바탕으로 현장과 본부, 국내와 글로벌, 신입직원부터 리더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자"고 밝혔다.
'고객 퍼스트(First)'라는 원칙 아래 조직을 바꿔나가고 위기에 빠르게 대응해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전환도 이뤄내자는 생각이다.
특히 고객과 시장이 인정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업계를 넘나드는 개방성으로 시장을 주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업(業)의 경계를 뛰어넘는 '일류(一流)의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핀테크,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도 "금융플랫폼 혁신을 통해 고객 접점을 더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라며 "빅테크의 금융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품판매에서 종합자산관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그룹의 경영전략 방향으로 ‘R.E.N.E.W’을 밝혔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 등 계열사의 시장지위를 제고하고 효율적인 사업부문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영역 확장과 비금융사업을 강화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ESG 경영의 확산과 내재화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확립하되, 개방적·창의적인 조직문화도 구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나금융그룹도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각오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고객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그룹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사업 비중을 현재 20% 수준인 그룹의 글로벌 사업 비중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늘리고 ESG 경영을 위한 전략 체계를 구축해 시장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그룹의 경영목표를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그룹 성장기반 확대 ▲디지털 No.1 도약 ▲ 경영효율성 제고 ▲ 브랜드·ESG경영 강화 ▲ 리스크·내부통제 강화 ▲글로벌 사업 선도 등 6대 경영전략 바탕으로 그룹을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하면서 디지털 금융을 위해 도약해야 할 시기로 판단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환경이 위축되어 단기간 내에 규모있는 M&A는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룹 내에 아직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을 위한 동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플랫폼은 금융사 제1의 고객 접점"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플랫폼을 혁신하고 디지털 No.1 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갓 취임한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은 농민을 지원한다는 농협의 역할, 금융사의 본업에 충실하면서 디지털금융, 글로벌 시장 확대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최근 언택트(Untact)라는 큰 변화는 디지털금융시대를 앞당겼고 ‘디지털화’는 모든 기업의 중요한 아젠다"라며 "빅테크·핀테크 기업 등과 제휴를 확대해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한 상생하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사업영역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금융그룹 핵심 계열사 은행들…플랫폼 경쟁 '첨병'으로 나선다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시중은행들은 향후 디지털 금융을 위한 플랫폼 경쟁에서 가장 선두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 ▲본원적 경쟁력 강화 ▲함께하는 성장 3가지 과제를 언급했다.
그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 미래 역량 육성 계획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신한금융그룹의 개방형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도 주도적으로 함께하며, '신한'이라는 브랜드가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시장을 압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자"고 밝혔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신년사도 궤를 같이 했다. 허 행장은 "전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깨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달성해야 할 경영 과제 중 하나로 "금융 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하는 KB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력투구하겠고 다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이 나아갈 방향은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로 정하고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은행의 모든 업무의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시무식에서 "금융의 변곡점을 돌파하고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리더로 우뚝 서자"고 밝혔다.
새로 취임한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주어진 임기 동안 고객·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 ESG 경영이라는 3가지 경영방침을 정해 우리의 근원적 부문에 대한 혁신을 통해 농협은행을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