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집콕' 문화 확산이 가구 시장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인테리어'를 앞세운 한샘·리바트의 역발상 전략이 적중하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과 리바트 등 가구업계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상황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 매출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한샘은 지난 3분기 매출 5천149억 원, 영업이익 2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4%, 236.4% 증가한 수치다.
한샘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리바트는 같은 기간 매출 3천219억 원, 영업이익 89억 원을 기록했다. 한샘에 비해 증가 폭은 작지만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9.2%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집콕'과 '집꾸미기'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샘의 호실적은 B2C 부문이 견인했다. 한샘 B2C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늘었다.
특히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리하우스' 사업부문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리하우스는 공간 패키지 상품 기획, 설계, 시공, 사후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리모델링 서비스다. 현대리바트 또한 온라인과 인테리어의 '쌍끌이 흥행'에 힘입어 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같은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집꾸미기가 하나의 문화생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가구 판매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의 집꾸미기가 단순히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이 아닌 창호 등 집의 전반적 구성을 바꾸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점도 호재로 꼽았다. 특히 정부가 그린 리모델링 정책과 제로 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로드맵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고, 오는 2021년에는 3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 에너지 성능 기준 강화, 화재안전 기준 강화 등의 규정 시행이 예정돼 있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평이다.
이와 함께 기업 차원에서 인테리어 관련 역량을 확충하고자 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어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샘은 지속적으로 리하우스 시공 인력을 확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으며, 현대리바트 또한 내년 상반기에 완공이 예정돼 있는 '스마트 워크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보다 높은 시장 대응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리바트 등 가구업종은 주택거래량 부진에도 인테리어 시장에서의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주택 에너지 성능기준 강화 등의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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