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소프트웨어(SW)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이 합병에 나선다.
3사는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4월 1일까지 합병해 모빌리티 SW 전문기업을 출범한다.
합병비율은 1:0.96:0.12로 책정됐다. 상장 회사인 현대오토에버가 신주를 발행해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의 주식 1주당 0.96주, 0.12주를 각각 교부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진다.
현대오토에버는 전산시스템 및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등 IT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 SW 등을 제공해오다 최근 자율주행용 정밀지도 구축 분야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차량용 임베디드 SW 플랫폼 기업인 현대오트론은 SW 플랫폼 기술을 자율주행 분야 등에 적용하고 있다.
◆그룹 내 SW 역량 통합…모빌리티 SW 기업 도약
이번 합병은 현대차그룹 내 분산된 SW 역량을 통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SW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SW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을 주축으로 차량용 SW 개발 노하우와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축적해왔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 경쟁에 대응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SW 전문 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새로 설립될 합병 법인은 3사가 가진 강점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차량용 SW 핵심기술 확보, 서비스 연결성 강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차량 SW 표준 수립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 통합 운영 ▲SW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구축 등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3사 합병으로 확보되는 SW 인력은 약 4천여 명이다.
또 향후 합병 법인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로보틱스 등 미래 IT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미래차 경쟁 뛰어든 글로벌 자동차 업계, 'SW 역량 강화중'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SW 개발 역량이 중요한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차는 다양한 기술 간의 융·복합과 연결성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2000년대만 해도 SW 기반 전장 제어부품은 차량 1대당 20여 개가 적용됐지만, 이젠 100개가 넘는다. 다섯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폭스바겐, 다임러그룹 등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SW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1월 SW 전문조직인 '카.소프트웨어'를 설립해 모든 차종에 적용될 운영체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다임러도 2017년 차량용 SW 개발을 담당하는 '엠비션'을 만들어 인포테인먼트 SW, 응용·클라우드 SW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차세대 자동차 구현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SW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합병법인은 독자적인 SW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기술이 조기에 현실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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