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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 키워드 ②] 50대 CEO 곳곳 발탁…세대교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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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경영 변화 대응 위해 50대 젊은 경영자 전진 배치…임원들은 불안감 호소

(왼쪽부터) 삼성전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너일가 3~4세의 등장으로 주요 그룹들의 세대교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올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산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하는 분위기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사를 마친 주요 기업들도 50대 임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젊은 피 수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로 임원 수도 대폭 줄여 조직 슬림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들이 모두 큰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50대 초반의 최고경영자(CEO)를 앞세워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임원 수도 120여 명이나 줄였다. 롯데지주를 비롯한 계열사 임원 인사를 한 번에 단행하면서 임원 중 30% 이상이 교체됐다. 빈 자리에 신규 임원은 10% 정도만 선임됐다. 또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해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또 이번 인사에선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꿰찼다.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로 내정된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과 롯데네슬레 대표였던 강성현 전무가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이번에 선임된 롯데푸드 대표,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롯데지알에스 대표 등도 모두 50대 초반이다.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된 강성현 전무 [사진=롯데그룹]

한화그룹도 지난 9월 진행된 조기 인사로 CEO 평균 연령이 기존 58.1세에서 55.7세로 낮아졌다. 특히 젊은 피로 분류되는 박흥권(49) 한화종합화학 사장과 박승덕(50) 전무가 각각 사업 부문과 전략 부문 대표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그룹은 임원 수를 큰 폭으로 줄이는 한편, 주요 계열사 대표를 50대 중심으로 대폭 교체했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신세계I&C의 대표를 교체한 데 이어 100명이 넘던 임원 수도 10%가량 줄였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하게 돼 사실상 계열사 대표 자리 하나가 없어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인사에서 전체 임원의 약 20%가량이 퇴임하는 등 전체적으로 임원 수가 축소됐다. 특히 본부장급 임원의 70% 이상이 교체되는 등 조직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또 신세계그룹은 50대 대표들을 앞세워 세대교체도 꾀했다. 51세인 강희석 대표를 비롯해 이번 인사에서 새롭게 선임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와 손정현 신세계I&C 대표도 모두 50대 초반이다. 신세계톰보이와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를 겸직하게 된 문성욱 대표도 1972년생으로 만 48세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이날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삼성전자 역시 50대의 약진이 돋보였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50대인 이정배 부사장과 최시영 부사장이 각각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 발령해 눈에 띄었다. 이들이 각 사업부의 수장이 되면서 삼성의 핵심 사업부인 반도체 부문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50대인 최주선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 인사로 승진자의 평균 연령은 56세로 작년과 같지만 전체 사장단 평균연령은 58세로 종전(59세)보다 한 살 젊어졌다.

오는 3일로 정기 인사가 예정된 SK그룹은 일찌감치 50대 초·중반 CEO들을 전진배치한 상태다. 지난 2018년 말 정기 인사에선 신임 임원 절반 이상이 1970년대 생으로 채워졌고, 지난해 인사에서도 박성하(55)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최진환(52) SK브로브밴드 사장, 이용욱(52) SK머티리얼즈 사장 등 50대 초반 CEO를 대거 기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마다 위기감이 커지면서 임원 수를 먼저 줄여 조직에 긴장감과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커졌다"며 "세대교체 흐름도 빨라지면서 임원들 중에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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