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26일 제29차 제재심을 개최하고 삼성생명에 대한 검사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제재심은 법률대리인을 포함한 삼성생명 측 관계자들과 금감원 검사국의 진술·설명을 청취하면서 밤늦게까지 심의를 진행했지만 시간관계상 회의를 종료하고 다음달 3일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제재심에서 다뤄지는 안건이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요양병원 암 보험금 지급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꼽고 있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기간 동안 다른 안건들과 함께 암 환자 입원비 지급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직접 치료'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와 가입자 간의 분쟁이 시작됐다. 가입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는 것도 암의 직접 치료라고 주장하고 있고, 생보사들은 이는 직접치료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당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암보험에 가입한 암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에도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지급을 권고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선별적으로 일부 민원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소송전이 이어졌다.
대법원은 사실상 삼성생명의 편을 들어준 상태다. 대법원은 지난 9월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 모임의 공동대표인 이모씨가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암 보험금 청구 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대법원의 결정과 제재심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만간 삼성생명 종합검사에 대한 제재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다"라며 "대법원 판결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달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사전통지문을 보내 중징계로 분류되는 '기관경고'를 통보했다. 다음달 제재심에서 기관경고가 확정되면 삼성생명은 향후 1년 간 신사업에 나설 수 없고 대주주 변경 승인도 제한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금감원의 입장과 상반된 판결을 내리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면서 제재심의 최종 결론이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며 "금감원이 소비자보호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중징계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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