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두 총수는 이번 만남에서 현대차가 주력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사업에 관한 협력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사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읽힌다.
이번 회동은 롯데그룹의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단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미래차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정 회장에게 차량 내·외장재 경량화를 위한 협업을 제안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에게 롯데케미칼은 각별한 계열사이다. 그는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의 상무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의 발전은 한국 화학산업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는 게 신 회장의 신념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쇼핑과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정 회장과 만났다.
두 그룹 총수가 단독으로 만난 것은 정 회장이 지난 2017년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신 회장을 만난 후 처음이다. 두 총수는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의 안내에 따라 약 40여분 간 의왕사업장에 위치한 제품전시관, 소재디자인연구센터 두 곳을 둘러봤다.
의왕사업장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고기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신 회장이 직접 정 회장을 맞이한 데에는 그룹의 주축이었던 유통·식품 산업 대신 화학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단 의지라는 해석도 적지않다. 실제로 신 회장은 최근 화학 부문에 무게를 두는 발언이나 행보를 보여왔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학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글로벌 사업을 하지 않는 일본 기업이 많다"면서 화학 기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올해 첫 기업설명회(IR)에서 모빌리티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던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100% 자회사였던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합병 후 계획에 대해 언급하며 "첨단소재 부문을 글로벌 자동차 소재 업체로 만들겠다"라면서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OEM과의 협업을 가속화해 모빌리티 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달 초 화학산업의 날 행사에 참석한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사장은 모빌리티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모빌리티 산업에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고 투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 총수의 정확한 회동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동차 신소재 개발 분야의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왕사업장이 고기능 첨단소재 연구개발에 중점을 둔 곳인 만큼 현대차의 자동차에 롯데케미칼의 첨단소재를 적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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