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소비자와함께를 비롯한 7개 소비자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소통관에서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안의 조속한 심의와 입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소비자단체는 "의료기관은 환자가 진료를 받은 의료서비스의 결과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공해야 하므로 실손보험 청구에 있어 의료기관 역시 명백한 당사자"라며 "(의료기관은) 보험 계약관계만을 들며 당사자가 아닌데도 기록전송의 책임만 부여받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험금의 청구가 간소화될 경우 가입자의 보험청구가 더욱 간편해져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당연한 실손 치료비를 모두 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의료계의 우려처럼 간소화 이후 보험사에서 보험금의 청구 거절이 이유 없이 늘어날 경우에는 당연히 소비자단체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의료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반대 근거로 내세운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그간 의료계는 청구 간소화가 보험사의 청구 거절의 꼼수며, 소비자 편익을 앞세워 보험사의 진료비 청구업무를 실손보험 당사자가 아닌 의료기관에 전가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21대 국회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지자 정무위 소속 의원을 만나 개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의료계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실손보험은 환자와 보험사, 즉 민간 간의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청구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타당성이 전혀 없다"며 "의료계 입장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에서는 소비자의 편익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려는 용도와 보험사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보험사만의 이익 때문에 국민과 의료인이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 주장했다.
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약 3천8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상품이지만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과정이 번거롭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러한 번거로움 때문에 보험금이 소액인 경우에는 청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에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개선을 권고했고,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도 청구 간소화에 대해 동의 입장으로 선회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11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20대 국회에서 개정안을 발의했던 전재수,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 했고, 야당 의원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업계에서는 21대 국회에서 실손 청구 간소화가 통과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 있다. 올해 정부의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였고, 여당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입자들도 대부분 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청구 간소화는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며 "영수증, 진료비내역서 등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현행 시스템은 소비자의 불편함을 너무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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