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네이버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손잡고 제2의 스노우와 네이버웹툰 육성에 나선다.
웹툰·웹소설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세계 콘텐츠·미디어 시장이 급성장 중인 만큼, 유망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7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신규 투자펀드 '에스브이에이콘텐트미디어'를 조성했다.
총 약정액 170억원 중 네이버가 167억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가능성 있는 콘텐츠·미디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발굴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관계자는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로, 이미 투자가 다 이뤄졌으나 대상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손잡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양 사가 콘텐츠·미디어 산업에 투자한 금액만 1천500억원에 달한다.
양 사는 지난 2014년 270억원 규모의 '미래창조 네이버-에스비 스타트업 투자조합'을 결성해 모바일 게임사 '베스파' 등에 투자하는 등 밀월을 이어왔다.
2016년엔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를 조성해 미국의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변조 기술 업체인 '오벤'과 모바일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의 투자금액은 총 900억원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중국 VC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와 함께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중국법인에 5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스노우는 지난 2015년 모바일 카메라 앱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 네이버 스타트업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58%가 ICT 서비스 기업일 정도로 ICT산업 전문성이 높은 데다, 모회사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밀월을 넘어 일본에서 혈맹 관계가 된 만큼,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의견일치를 이뤘을 것"이라고 말했다.
◆韓 마블 꿈꾸는 네이버…검색·쇼핑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네이버는 최근 검색·쇼핑을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선봉에는 네이버웹툰이 있다. 이미 네이버는 웹툰 사업 지배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개편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지난 8월 북미·남미·일본·유럽 등 글로벌 월간순이용자(MAU)가 6천700만을 돌파하며 연간 거래액 1조 달성을 눈앞에 뒀다.
이에 힘입어 콘텐츠 사업부문 매출도 증가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천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지만,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게 네이버의 판단이다.
특히 3D 아바타 소셜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가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약 1억5천만명의 세계 MZ세대 호응을 얻고 있는 제페토 덕분에 네이버제트는 올해 빅히트·JYP·YG 등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로부터 총 1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과의 혈맹도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네이버는 CJ그룹과 6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해 CJ ENM 3대 주주(4.99%), 스튜디오드래곤 2대 주주(6.26%)로 올라섰다. 네이버는 웹툰·웹소설 IP를 CJ ENM을 통해 영상화할 계획이다. 또 '라인'·'브이라이브' 등 네이버의 글로벌 서비스와 CJ ENM의 '티빙' 등 양사 플랫폼 간 협업도 점쳐진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창작자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있는 IP를 확보하는 동시에, 양 사가 보유하고 있는 IP의 글로벌 콘텐츠 유통을 강화하겠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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