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는 17일 자신의 SNS에 "누구를 위한 광화문광장 공사인가?"라는 제목으로 광화문광장 재정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어제 광화문광장 개조공사가 시작됐다"며 "무려 8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두 번이나 재검토 결정이 났고 이 정권 중앙부처도 반대했던 공사를 왜 강행하는지 모를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민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한 마디로 '날림행정', '불통행정', '유훈행정의 표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광화문광장 공사는 남은 임기 5개월짜리 대행체제가 화급을 다투어서 강행할 사업이 아니다"며 "차기 시장이 뽑히고 나면 새 체제에서 시민과 도시계획전문가, 그리고 중앙정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그래도 서울의 세대당 지방세 부담액은 이미 연간 514만원이 넘는다"며 "지방세인 부동산 보유세가 폭등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민의 세 부담은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지금 당장 사업을 멈추고 5개월 후 서울시민이 선택한 자격 있는 새 시장이 시민의 뜻과 전문가의 뜻을 물어 결정하게 해야 한다"며 "현 대행체제가 명분 없이 밀어붙인다면 새로운 서울시장 체제에서 무리한 공사강행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글 전문.
<누구를 위한 광화문 광장 공사인가?>
어제 광화문 광장 개조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무려 800억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사입니다. 두 번이나 재검토 결정이 났고, 이 정권 중앙부처도 반대했던 공사를 왜 강행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시장도 없고, 부처와의 합의도 없고, 서울시민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한 마디로 '날림행정', '불통행정', '유훈행정'의 표본입니다.
서울시는 이 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시민과 소통해 왔다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광화문 대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나 광장과 보행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심층 설문 조사라도 했는지 의문입니다. 혹시 어용시민단체만 불러다 박수치고 끝낸 것을 소통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닙니까?
광화문 광장 공사는 남은 임기 5개월짜리 대행체제가 화급을 다투어서 강행할 사업이 아닙니다. 차기 시장이 뽑히고 나면 새 체제에서 시민과 도시계획전문가 그리고 중앙정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광화문은 서울시에 있지만 경복궁과 연결돼있는 대한민국의 상징과도 같은 역사적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광화문은 서울시장의 광장도 아니고, 특정 세력의 광장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광장이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서울의 세대당 지방세 부담액은 이미 연간 514만원이 넘습니다. 지방세인 부동산 보유세가 폭등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민의 세 부담은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시민은 세금폭탄으로 허리가 휠 지경인데, 이런 사업 하겠다고 세금을 퍼붓는다면 어떤 시민이 납득하겠습니까? 누구 배를 불려주고, 누구를 기념하기 위해 이런 사업을 벌이는 것입니까?
대한민국 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인 눈먼 돈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나 개인에게 실질적, 상징적 특혜를 주기 위한 사업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제, 그만 좀 합시다. 당신들에겐 눈먼 돈이지만 시민들에겐 땀과 눈물이자, 가족을 위해 써야 할 피 같은 돈입니다.
지금 당장 사업을 멈추고, 5개월 후 서울시민이 선택한 자격 있는 새 시장이, 시민의 뜻과 전문가의 뜻을 물어 결정하게 합시다. 현 대행체제가 명분 없이 밀어붙다면 새로운 서울시장체제에서 무리한 공사강행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입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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