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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發 지배구조 개편 바람…현대차그룹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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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취임후 지분승계 가시화…현대글로비스 핵심 역할 전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 전반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총수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부의 대기업 순환출자 구조 해소 압박에 공정거래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까지 추진되는 상황은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더욱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안과 일정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 최적의 시점과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와 함께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정의선 회장이 승계하는 일도 과제로 꼽힌다. 현재까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은 정 명예회장이 월등히 앞선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5.33%, 현대모비스 7.13%, 현대제철 11.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정 회장은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23.29%)와 현대엔지니어링(11.72%) 지분율은 정 명예회장(6.71%·4.68%)에 앞서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글로비스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오랫동안 승계 재원으로 분류돼왔다. 정 회장은 올해 들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규모로 매입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자산 대부분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의 모듈·AS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오너일가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교환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엘리엇을 비롯한 일부 주주들의 반발로 결국 자진 철회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을 괴롭히던 엘리엇은 현대차 지분을 모두 털고 철수한 상황인 만큼 이를 다시 추진해볼 여지가 생겼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가치가 2년 전과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방식을 재추진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가 사업을 맡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중고차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공급망 관련 사업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이후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예상안. [유안타증권]
지주회사 전환 이후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예상안. [유안타증권]

일각에서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포기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식을 예상한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을 각각 인적분할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끼리 합병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방식이 추진될 경우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해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상속세를 내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역시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투자증권 등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동차 사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매각하기도 쉽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금융지주 회사를 별도로 설립하는 방법을 통해 금산분리 규제를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주요 주주인 현대차·기아차가 인적분할 하는 과정에서 금융계열사만 보유한 투자 부문을 신설해 지주사 밖에 위치시키는 방법도 있다"며 "금융계열사의 존재가 현대차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 있어 해소 못하는 결격 사유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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