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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2.0시대] 이명희 회장의 결단…정용진·유경 승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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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 분리 23년만에 남매 최대주주 등극…경영능력 검증 끝났다는 해석도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분 승계로 신세계그룹은 본격 2세 경영 체제가 본궤도에 들어선 가운데 이 회장의 결단에 재계 안팎의 눈과 귀가 쏠린다. 지난 2016년 남매 주식 맞교환 이후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 밑그림을 그린 후 이번 승계로 남매 분리 경영에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에서 분리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지난 1997년 삼성그룹에 계열 분리된 23년간 최대주주가 이 회장에서 '정용진 이마트'·'정유경 신세계'로 처음 변경됐다. 이번 지분 승계로 남매 경영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모친인 이명희 회장의 지분 증여로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회장의 나이가 올해 77세로 후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장의 지분 증여는 남매에 대한 경영 능력 검증이 끝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를 ㈜이마트 지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를 ㈜이마트 지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신세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룹내 영향략은 지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증여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경영승계가 공식화하는 분위기"라며 "이 회장은 2016년 이후 경영 일선에서 모습을 감추며 정용진·유경 남매경영의 후계구도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를 ㈜이마트 지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은 ㈜이마트 18.22%, ㈜신세계 18.22%에서 각각 10.00%로 낮아지며,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높아지게 된다.

일각에선 이번 증여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경영승계가 공식화하는 분위기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마트 계열)과 정 총괄사장(신세계백화점 계열)으로 분리 경영이 진행 중이다. 남매간 그룹 후계구도가 어느 정도 정해진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재 신세계그룹 구도를 보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복합쇼핑몰 개발), 신세계푸드 등은 정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푸드의 최대주주도 이마트다.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 신세계사이먼(아웃렛), 신세계디에프(면세점) 등은 정 총괄사장이 맡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사이먼, 신세계디에프 등의 최대주주는 신세계백화점이다.

앞서 2015년 신세계는 이마트사업 부문과 백화점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정용진 부회장 남매가 양측을 나눠 맡기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맡았고, 정 총괄사장이 백화점 부문을 맡아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 사업을 총괄했다.

재계에 따르면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5녀(막내딸)인 이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이 회장은 1998년 말 신세계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리고 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 지 불과 7년 만에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 외에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41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자산규모는 44조1천억 원으로 재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창업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세다. 8남매(3남 5녀) 중 막내딸이었으니 당연히 그럴 만했다.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이 회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은 회고할 정도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평소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이 빼닮았다는 평가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서도 사후보고를 받을 정도로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한다고 그룹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증여 규모는 약 4천900억 원 수준으로 증여세만 2천500억 원에 육박한다. 증여 금액이 30억 원을 초과할 경우 증여세 최고 세율인 50%가 적용되면서 재원 마련에 이목이 쏠린다. 정 부회장은 1천622억 원, 정 총괄사장은 844억 원을 각각 증여세로 납부해야 한다.

신세계 측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으로 그룹 지배체계의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희 회장이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 사의 책임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여를 결정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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