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사람들이 주말이면 산과 들판, 바다로 가는 이유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답답해진 가슴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기 위한 것이다. 몸이 저절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것인지도. 도시에 사는 이들은 매일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 실제 과학자들은 우리가 지금 마시고 있는 공기가 우리 건강에 위험하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
많은 유형의 오염물질 중 입자성 물질(particulate matter, PM)은 특히 위험하다. PM은 매우 작아 폐 등 우리 몸에 쉽게 침투한다. PM에 노출되면서 심혈관, 폐 질환 등이 발생하고 매년 400만 명 이상이 조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지구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의 연구 보고서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런 상황에서 오염물질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흘러가면서 우리 몸에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는지 연구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2022년 쏘아 올린다. 이른바 MAIA(Multi-Angle Imager for Aerosols) 프로젝트로 이번 연구에는 서로 다른 유형의 PM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이다. 3년 동안 이어갈 이번 연구 프로젝트에는 전염병 전문가와 공중 보건기구 등이 함께한다.
데이비드 다이너(David Diner) MAIA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연구결과 화석연료, 교통 분야에서 발생하는 PM과 먼지 등이 다양한 질병과 사망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오염된 공기로 심혈관과 폐 관련 질환에 노출된 상태에서 박테리아,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공격받으면 더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오염된 공기로 건강이 약화한 상황에서 바이러스 공격을 받으면서 더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한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PM은 주로 발전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자동차 등 교통부문과 대형 산불 등으로 PM이 발생한다. PM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PM10, PM 2.5 등 크기에 따라 구분한다. 큰 입자들은 항공 길을 방해하고 더 작은 입자들은 우리 폐에 깊숙이 침투해 여러 염증을 불어 일으킨다.
다이너 박사는 “입자성 물질은 매우 복잡하다”며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입자, 농업을 통해 나오는 입자 등 그 양이 위치와 계절에 따라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상에서 주로 PM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이제 MAIA로 우주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MAIA는 우주에서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PM 공기 오염 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 지도가 만들어지면 전염병학자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PM으로 인한 질병의 원인, 분포, 자주 발생하는 지역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MAIA가 파악한 자료를 통해 입자상물질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정 도시 지역의 일일 사망, 입원 기록을 사용하고 단기(하루 또는 수일) 대기 오염 농도와 관계를 조사할 수 있다. 여기에 대기 오염에 따른 장기간(1년 이상)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많은 사람의 건강을 수년 동안 추적할 수도 있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강력해진 폭풍, 건조해진 날씨 때문에 발생한 대형 산불 등도 PM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사막 먼지는 심지어 대서양을 건너 남미 카리브 해까지 날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이너 박사는 “현대의 많은 질병이 PM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MAIA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이 같은 위험한 PM으로부터 보호받고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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