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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업계 "넷플릭스 잡는다더니…뒤통수 맞았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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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통신사업자에 과도한 의무 부과…시행령 전면 재검토해야"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뒤통수를 맞았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입법예고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인터넷업계 반응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법률 개정 취지에 맞도록 시행령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인터넷업계가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은 법 적용 대상 기준이다. 과기부는 전년도 말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총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를 적용 대상으로 정했다. 현재 기준으로 대상이 되는 사업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5곳으로 확인된다.

애초 이 법안은 '넷플릭스법'으로 불릴 만큼 해외 인터넷기업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발의됐으나, 정부가 시행령 적용 대상을 이같이 만들면서 국내 사업자인 네이버·카카오도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지게 된 것이다. 이번 시행령이 법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로고=각 사]
[로고=각 사]

인터넷업계는 '100만명' 및 '1%'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일평균 이용자 수에 단순 서비스 방문자도 포함되는지, 국내 총 트래픽 양은 실제 소통되는 트래픽 양인지, 통신사가 보유한 트래픽 양인지 모호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부가통신사업자 입장에선 자사 서비스가 사용하는 트래픽이 국내 총량의 1%에 해당하는지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는 일 기준 약 3만5천명이 HD 동영상을 동시 시청했을 때 발생하는 트래픽 양(175Gb)을 기준으로 했다고 했으나, 여전히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또 트래픽을 측정할 수 있는 건 기간통신사업자인데, 부가통신사업자가 이를 어떻게 확인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기협은 "1% 이상 사업자를 대상으로 규정할 만큼 전체 트래픽 양에서 1%가 큰 부분인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는 자신들이 보유한 트래픽의 1%조차 안정되게 관리·통제할 수 없다는 것인지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며 "이용자 보호를 앞세워 부가통신사업자에 의무를 전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넷업계 "우리만 의무 과도…통신사는 뭐하나" 맹공

인터넷업계는 트래픽 급증이 예상될 경우, 부가통신사업자가 이를 기간통신사업자 등에 협의 또는 사전 통지하게 한 조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책임은 기간통신사업자에 있는데,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웠다는 주장이다.

인기협은 "기간통신사업자조차 트래픽 영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간통신사업자를 포함해 관련 사업자에게까지 협의 및 사전 통지하라는 것은 인터넷기업에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또 특정 사업자에게 트래픽 집중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이를 위한 물적 설비의 구매를 강제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서비스 변경에 따른 트래픽 흐름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고,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를 대비하라는 것은 기간통신사업자에 부여해야 할 의무"라며 "트래픽 추이가 예측이 안 되니, 기간통신사업자는 먼저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고 그 이후에 부가통신사업자와 계약하라고 하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서버 용량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네트워크 용량) ▲트래픽 경로 관리 등에 대한 안정성 확보 조치를 수행한 후, 그 이행 현황에 대한 자료를 매년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업계 반발이 크다. 이는 사실상 행정조사로, 전기통신사업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인기협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는 국내 사업자 대부분이 서비스 안정성을 위한 이행조치를 다 하고 있어 추가적인 의무는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과기부가 각 사업자가 하는 이행조치를 낱낱이 알게 되면, 결국 가장 많은 조처를 하는 사업자에 따르라고 할 수 있다"며 "결국, 추가 의무가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터넷업계 "서비스 안정성 명목으로 계약·영업의 자유 침해"

부가통신사업자가 단말장치나 기간통신사업자와 관계없이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게 한 조항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적용하면 사실상 넷플릭스는 계약을 맺지 않은 SK브로드밴드에서도 이용자들의 넷플릭스 접속 속도가 LG유플러스와 KT 대비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기협은 "부가통신사업자의 헌법상 기본권인 계약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그리고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부가통신사업자가 모든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와 계약할 것을 강요받게 되는 원인이 되면서,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안정성은 단말기의 노후화, 기간통신사업자의 유선 및 무선인터넷 특성, 이용자가 가입한 요금제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도, 모든 책임을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부여하는 것은 자기 책임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과기부가 넷플릭스를 염두에 두고 시행령을 구상했는지 모르겠으나, 국내 인터넷기업과 스타트업도 이 법안에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수정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입장을 말하기 어렵지만, 관련 부처와 기관을 존중하고, 국내 법률을 준수하며 소비자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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