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27조원대 수준이던 예탁금은 9개월 만에 두배 넘게 불어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확산하면서 투자기회를 노린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되고,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을 위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하루새 5조7천708억원이나 불어나면서 지난달 31일 기준 60조5천2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8년 이후 첫 60조원 돌파다. 지난해 말 27조3천93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20.95% 급증했다.
앞서 투자자예탁금은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 중순 빠르게 자금이 유입되면서 40조원을 돌파했고, 6월 26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들어서는 50조 초반대를 유지했다.
투자자예탁금이 60조원을 돌파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하면서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지난 3월처럼 주식 급락 시 직접 투자를 위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큰 폭으로 떨어질 때마다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며 증시에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3월 9일 코스피가 급락하자 1조3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했고, 지난달 31일에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천억원 넘게 팔아치우자 비슷한 금액을 순매수하며 시장 버팀목 역할을 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첫날 경쟁률이 427.45대 1로 집계됐다. 증거금은 16조4천140억원이 몰렸다.
이는 최근 IPO시장서 역대급 기록을 세운 SK바이오팜 첫날 경쟁률과 청약 증거금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당시 SK바이오팜의 첫날 일반 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61.93대 1, 증거금은 6조원대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4일 100명을 넘어선 이후 20일째 세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고객 예탁금 등 풍부한 유동성은 여전히 든든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2차 확산세 안정 여부와 3단계 격상 우려 완화가 증시 안정에 중요한 변수"라면서 "지금은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내수주와 경기민감 업종은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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