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재확산되는 등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중화학 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업계는 재택근무, 방역 강화 등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한계점이 있는 만큼 계열사, 자산 등을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화학, 조선 ,기계 등 중화학 업체들이 코로나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현대오일뱅크 서산 공장 직원, 서울 종로 SK서린 빌딩에서 근무하는 SK에너지 직원 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이들 업체는 건물 방역, 재택 근무 전환 등에 나섰다.
중화학 업계는 제조업 특성상 재택근무에만 의존 할 수 없고, 코로나로 시장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시름이 깊다.
업계 관계자는 "사무직은 재택 근무 전환이 가능하지만 공장을 돌려야 하고 고객사와 약속이 있는 생산 라인엔 이도 한계가 있다"며 "제조업이 공장까지 셧다운되면 최악의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람이나 물자가 움직여야 수요가 생길 텐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동에 들어가는 석유 제품을 만드는 정유사, 타이어 업체에 소재 등을 공급하는 화학 업체 업황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이달 둘째주 5주만에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용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셋째 주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0.2달러에 이어 2주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갈길이 멀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정유사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수록 손해이고, 플러스는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당 4∼5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기 때문에 정유사들의 수익성 우려가 큰 상황이다.
조선업계도 코로나19가 걸림돌이다. 영국 조선해운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 68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74%에 이르는 12척을 수주했다. 올해 처음 중국을 제치고 월간 수주량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1~7월 글로벌 발주는 지난해의 40% 수준에 그치는 등 수주 부진은 여전하다.
업체들은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주력 계열사,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산업용 보일러 설계 및 제조 계열사인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매각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폐루 광구 매각, 윤활유 제조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화학 업체들이 유동성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계열사 매각 등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사업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