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코로나19로 국내 증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가운데 LG 그룹주의 위상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주회사 내에서 과거에는 전자와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면, 이젠 성장 가능성이 높은 2차전지 분야가 각광을 받으며 LG화학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3월 19일 이후 LG화학의 주가는 205.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9.83% 오른데 비해 3배 넘는 상승률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2차전지의 성장성이 부각된 것이 LG화학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에 LG화학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2조4천130억원에서 현재 49조5천55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제외)도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LG의 NAV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분은 과거 LG전자에서 LG생활건강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LG화학으로 변화했다"며 "앞으로 LG의 주가는 LG화학 주가에 가장 크게 연관돼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에서 소위 '삼총사'로 불리는 LG전자·LG생활건강·LG화학의 위상 변화는 코로나19로 산업구조의 지형 변화가 주식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가운데 나타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최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LG화학의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특히 주가가 저점이었던 3월 19일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에 종목별 주가흐름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며 "LG화학의 주가가 크게 오르며 지주회사의 평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내에서 갖는 무게감이 예전 같지 않지만 LG전자의 주가도 최근 들어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며 가전시장에서 대형화, 개인화, 위생 가전 등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가운데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의 성장성이 돋보였다. 이에 LG전자는 8월 들어서만 주가가 22.43% 올랐다.
지주회사는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 주요 사업의 목적으로, 의결권을 통해 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권을 유지한다. 자회사의 소유 지분의 가치가 상승하면 지주회사의 기업가치로 이어진다. 때문에 최근 LG화학과 LG전자의 주가 상승은 지주회사인 LG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LG는 최근 주가 조정에도 8월 들어서만 14.17% 상승했다. 코스피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같은 기간 3.5%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연구원은 "LG화학과 LG전자 등 자회사의 주가 상승은 LG의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며 "코로나19로 주식시장 판이 바뀌는 환경에서 주요 자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높아지며 지주회사인 LG의 주가도 한 단계 레벨업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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