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일일 손실한도 10만원을 폐지한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 효과로 관련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웹보드 게임과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에도 도전해 매출원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대표 정우진)은 지난 2분기 게임 매출 1천5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 전분기 대비 0.8%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 및 코로나19로 인한 일본 내 이벤트 및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취소의 여파로 주력 게임인 '라인디즈니 쯔무쯔무', '컴파스'의 분기 실적이 하락했으나, PC 및 모바일 웹보드 게임 매출이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PC와 모바일 웹보드 게임 매출은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로 전환되는 시기임에도 규제 완화와 마케팅 효과로 인해 1분기 대비 12% 상승했다"며 "게임 매출 중 모바일 게임의 비중은 64%로 전분기 보다 소폭 감소했고 PC 게임 매출 비중은 36%로 증가했다. PC 게임 중 웹보드 게임의 비중은 86%"라고 말했다.
정우진 대표 역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좋은 이유는 로열티를 가진 PC 웹보드 이용자들의 집중적인 플레이로 인한 것"이라며 "신규 모바일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을 시작했고 하반기 신규 모바일 빌드를 준비 중이다. 다양한 모바일 웹보드 게임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N과 함께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 양강인 네오위즈 역시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를 입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는 11일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네오위즈의 웹보드 게임 매출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69억원, 1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 3.3% 오를 전망"이라며 "웹보드 규제 완화 효과가 반영되며 비수기임에도 관련 매출은 전기 대비 2.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웹보드 게임은 고스톱, 포커 등을 모사한 게임물로 지난 2014년 '1회 이용한도'와 '월 결제한도'를 각각 5만원과 50만원으로 제한하고 1일 손실한도가 10만원이 넘을 경우 24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한 웹보드 게임 규제가 처음 제정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중 1일 손실한도가 게임 이용자의 소비를 제한하는 월 결제한도와 중복되는 측면이 있고 정상적인 이용자가 24시간 동안 게임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한 것은 과잉규제라는 지적을 수용했다. 이에 관련 항목을 담은 시행령 제17조 '다목'을 폐지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3월말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효력을 발휘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NHN에 대해 "2분기에 웹보드 게임 매출액이 증가한 요인은 기존 충성도 높은 이용자의 게임 이용 시간 및 ARPU 상승으로 하반기에는 신규 이용자 유입으로 인한 추가적인 매출 성장 가능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웹보드 게임의 모바일 플랫폼 내 신규 이용자 증가 및 규제 완화 효과가 지속되며 게임 매출의 순성장이 지속될 것이며 4분기 게임 매출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에 쏠린 시선들
주요 웹보드 게임사들은 이번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제도권에 편입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게임사가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웹보드 게임과 동일 규제를 받게 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은 게임머니를 걸고 각종 스포츠 경기의 승부를 예측하는 게임을 가리킨다. 실제 돈으로 이뤄지는 스포츠토토와 달리 게임머니로만 이뤄지고 환전 기능은 없다. 게임머니는 아바타나 아이템 등에 끼워 파는 간접 충전의 형태로 제공된다.
NHN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정우진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을 비롯해 배틀로얄 등 코어 장르에 근접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인 '윈플레이' 출시를 예고했던 엠게임의 경우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 심의까지 마치고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NHN 한게임 시절 국내 웹보드 게임을 개척했던 정욱 넵튠 대표 역시 나부스튜디오와 함께 연내 비공개테스트(CBT)를 목표로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을 준비 중이다.
반면 네오위즈의 경우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이미 많이 출시되고 있기에 새로운 틈새 시장의 공략이 필요한 시기"라며 "정부에서 스포츠 베팅 게임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합법화를 선언한 이상 여러 후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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