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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협상 수용 HDC현산, 아시아나 M&A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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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벌기 전략이라는 관측…금호산업, 수용여부 내부 논의 중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금호산업의 '제발 좀 만나자'는 호소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응답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인수합병(M&A) 계약 해제권 발동을 예고한 날짜(12일)를 사흘 앞두고 마침내 대면협상을 수용했다. 아시아나항공 M&A는 오리무중 상태를 이어가게 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강조해왔던 대면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HDC현산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금호산업의 제안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 요구에 대해 금호산업이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 요구에 대해 금호산업이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 7일 HDC현산을 향해 "협상은 뒤로한 채 일방적이며 사실관계가 잘못된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거래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 및 이를 위한 대면협의를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산이 진정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거래 종결 의사가 있다면, 더 이상 불필요한 공문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을 중단하고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상의 자리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 채권단 내에서도 HDC현산 측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HDC현산 측이 공문을 통해 협상하자고 한 것과 관련해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편지지로 무슨 얘기를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의 줄기찬 대면협상 요구에 HDC현산도 마침내 입장을 바꿨다. HDC현산이 마침내 협상테이블에 오르기로 결정하면서 아시아나항공 M&A가 본격적으로 재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HDC현산의 입장변화가 시간벌기 전략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은 HDC에 있다고 강조해왔고, 금호산업도 계약 해제를 하게 되면 계약금 2천500억원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HDC 측에 발송한 상태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오는 12일부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시간에 쫓기는 입장이 된 HDC현산은 우선 대면협상을 수용하고, 그동안 요구해왔던 재실사 방침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세계적인 항공사로의 도약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금호산업에 원만한 거래 종결을 위한 재실사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고 재차 밝혔다.

공은 다시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넘어왔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서둘러 M&A가 종결되기를 원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실사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호산업은 구주가격을 낮추는데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2분기 흑자를 달성할 것도 금호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이데 따라 결국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어두운 관측도 나온다.

HDC현산의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 요구에 대해 금호산업은 이날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용 여부 입장이 첫 번째 분수령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내부 논의를 통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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