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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혈세로 수입전기차 배불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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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올해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을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세를 투입해 외국계 기업의 배를 불린 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급된 전기차는 2만2천26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있어서 친환경차 보조금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승용차 기준으로 정부 보조금 616만~82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400만~1천만원을 합쳐 최대 1천820만원이다.올해 상반기까지 정부가 지원한 전기차 보조금은 약 2천92억원이다.

정부가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전기차 보급에 나서는 것은 환경적, 경제적, 산업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조치다.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라 환경적, 경제적 측면은 충족이 되겠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는 목적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상반기 국내 기업이 판매한 전기차는 전년 대비 13.7% 감소한 1만4천563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93.2%에서 65.1%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 테슬라는 전년대비 1587.8% 성장한 7천80대를 팔았다. 보급형인 '모델3' 판매를 본격화한 덕분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32.1%로 껑충 뛰면서 현대차(37.4%)에 이은 2위로 올라섰다. 3위 기아차(17.4%)와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승용차만 놓고 보면 테슬라는 43.3%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다. 현대차는 30.8%, 기아차는 14.6%에 그쳤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전체 전기 승용차 보조금의 43%인 약 900억원을 독식했다.

전기버스 보조금은 중국 업체들의 몫이었다. 상반기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 업체 점유율은 전년 30.9%에서 7.8%포인트 증가한 38.7%를 기록했다. 전체 전기버스 보조금 중 35.1%인 59억원을 중국 업체들이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보조금이 산업적 측면에서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해외 업체가 경쟁력을 키우는 꼴이다. 특히 1억원을 넘어서는 수입 전기승용차에 대해서도 보조금이 지급돼 논란이 커진다.

지금과 같은 보조금 제도가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국내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자국 업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손질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프랑스는 지난 5월 차량가격 4만5천유로 미만 전기차 보조금을 6천유로에서 7천유로로 한시적으로 인상하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손질은 자국 업체 PSA그룹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독일에서도 중저가 모델에 대한 보조금 확대로 자국 업체의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도 국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조금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수입차와 국산차를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국내 업체 배터리를 장착하거나,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등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일정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내년 전기차 보조금 규모와 운영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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