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HDC현산은 금호산업이 재실사를 거부하며 책임전가에만 나섰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에 대해선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해선 재실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DC현산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의 미래를 위한 재실사에 대한 필요성과 진정성을 왜곡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제만을 주장하는 금호산업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매도인 측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의 위기가 금호산업의 부실경영과 계약 불이행으로 초래된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아시아나 정상화는 외면한 채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데만 애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HDC현산은 금호산업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HDC현산은 '매수인이 아시아나 인수 의사가 없다'는 금호산업의 주장에 "HDC현산은 2천500억원의 계약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이미 인수의사를 충분히 밝혔으며 십수차례 공문을 통해 매도인 측에 인수의사를 전달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각국 기업결합심사를 마무리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포함, 회사채·ABL 발행 및 대출을 통해 1조7천600억원을 조달, 연간 460억원 금융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면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2조5천억원 규모 대형 M&A에서 입장의 전달은 공식 문서로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가 실사기간 7주 내내 불성실했다고 주장했다. HDC현산은 "짧은 기간 내 실사를 진행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국내 굴지의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그리고 해외의 항공전문 컨설팅회사를 총동원해 진행했지만 금호산업은 실사기간 내 제한적인 자료만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DC현산은 거래종결이 되지 않은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에 넘겼다. HDC현산은 ▲아시아나의 지난해 말 계약 이후 차입금 증가 ▲인수인 동의 없이 1.7조 대규모 차입결정 및 CB발행 진행 등을 문제 삼았다.
아울러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는 물론, 채권단인 산업은행에도 재실사에 응해줄 것을 촉구했다. 채권단에서 실사를 참관하거나 함께 진행하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가 HDC현산과 채권단이 요청하는 자료를 지체하지 않고 제공한다면 재실사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거듭 제안했다.
이어 "재실사는 HDC현산의 혹시 모를 동반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채권단은 HDC현산과 손잡고 협력해 아시아나를 좋은 회사로 거듭나게 하는데 공동의 미래이익이 있는 만큼 매도인의 근거도 없는 계약 파기주장에 흔들려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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