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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니커즈는 어떻게 MZ세대 마음을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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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중 진입장벽 낮고 리셀 시장도 활발…거품론도 제기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명품 스니커즈가 대세다. 온라인을 넘어 백화점에까지 스니커즈만 다루는 매장이 들어섰다. 특히 리셀 시장은 한정판 스니커즈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거품론'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스니커바'를 찾았다. 스니커바는 롯데백화점이 지난 4월과 5월 평촌점과 강남점에 문을 연 스니커즈 전문 매장이다. 이들 매장은 오픈 직후 목표 대비 150%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찾은 스니커바 강남점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2층 에스컬레이터가 올라오는 방향과 맞닿아 있었다. 보통 이 지점에는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매장이 들어선다. 이에 최근 스니커즈의 높은 인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2층에 위치한 '스니커바 강남점'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롯데백화점 강남점 2층에 위치한 '스니커바 강남점'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이 매장은 구찌, 알렉산더맥퀸, 발렌티노 등 명품에서 꼼데가르송 등 매스티지 브랜드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취급하고 있었다. 가격대도 최저 10만 원 대 초반에서 200만 원 안팎의 수준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많은 비가 내린 평일 오후였음에도 고객의 발걸음이 종종 이어졌다. 30분 정도의 짧은 기간만에 다섯 팀의 소비자가 매장을 찾았다. 이들은 보통 명품 스니커즈에 관심을 보였다. 일부 소비자는 스니커바가 취급하지 않는 브랜드의 상품을 둘러보러 왔다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방문하는 소비자의 연령대도 20대 여성 소비자에서부터 50대 남성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모습이었다.

스니커바 강남점 관계자는 "주로 중장년층 여성·부부 단위 소비자가 많이 매장을 찾고 있으며 가장 많을 때는 하루에 300명 이상이 방문한 적도 있다"며 "최근 스니커즈는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인기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스니커즈는 최근 MZ(밀레니얼+Z)세대의 '잇 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명품 가방에 비해 가격이 낮아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여성 소비자의 전유물처럼 생각되는 가방 등 잡화와 달리 남성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평소 스니커즈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20대 소비자 박지연씨는 "명품 스니커즈는 가방 대비 가격이 낮아 관심이 간다"며 "가방보다 자신의 개성을 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어 '가성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없는 아버지도 스니커즈에 대해 물어보신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세 시장에서 지속된 한정판 출시 및 판매 확산은 리셀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관련 시장이 성장했다. [사진=무신사]
성장세 시장에서 지속된 한정판 출시 및 판매 확산은 리셀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관련 시장이 성장했다. [사진=무신사]

이 같은 스니커즈의 높은 인기는 리셀 시장의 활성화도 불러왔다. 시장 성장이 전반적 수요 증가와 인식 확산으로 이어진 가운데 제조사들로부터 한정판 출시가 이어져 리셀가가 올랐다. 이 과정에서 리셀을 '투자'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자연스럽게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

실제 2025년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 시장의 규모는 약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무신사, 롯데쇼핑 등 유통업계 '공룡'들로부터 시장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태동기인 수준이지만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도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리셀 시장 성장은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을 불러와 전반적 시장 성장을 이끄는 '선순환'을 불러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니커즈 시장 성장은 오히려 리셀 시장이 이끌고 있다"며 "한정판을 출시하면 본인 사이즈가 아닌 평균적 사이즈의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가 늘고 있으며 리셀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환불하는 소비자도 소수지만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정판 리셀가가 구입가의 10배에 달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이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니커즈 시장의 성장이 '거품'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유행이 장기화되고 신규 카테고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속적 사용이 담보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스니커즈 시장은 실사용보다는 '슈테크'를 노리는 소비자들로 인해 성장한 기형적 구조를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니커즈가 MZ세대의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시장은 경제력을 갖춘 실수요자보다는 슈테크 차원의 구매 비중이 높은 기형적 형태로 구성돼 있다"며 "여기에서 생긴 거품을 토대로 리셀 비즈니스를 강화하려 하는 업계의 대대적 마케팅 프로모션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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