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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적자 턴 삼일제약 3세 허승범…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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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11.49%로 경영승계 마침표…국내 대표 100년 기업 목표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삼일제약 오너일가 3세 허승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세대교체에 마침표를 찍었다. 허 부회장은 삼일제약 창업주인 고(故) 허용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허강 회장의 장남이다.

삼일제약은 어린이 해열제 브랜드 '부루펜'으로 잘 알려진 중견 제약사이다. 1981년생인 허 부회장은 제약업계 젊은 피로 통한다. 미국 트리니티대를 졸업한 그는 2005년 삼일제약 마케팅부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3년 3월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고 이듬해인 2014년 9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4년 뒤인 2018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창업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허 부회장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며 제2의 창업에 날개짓으로 분주하다. 지난 2018년 7월부터는 최대주주가 돼 실질적 경영권까지 거머쥐었다.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현재 허 부회장은 지분 11.49%로 최대주주로 올라와 있다. 부친 허 회장은 9.95%, 차남 허준범 이사 2.20%, 할머니 이기정씨 3.50%, 모친 이혜연씨 3.34% 등 특수관계인인 38.47%를 보유하고 있다.

삼일제약이 창립 70년을 넘었지만 복제약 위주의 판매와 내수에 치중된 매출구조로 성장이 정체돼 왔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17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업이미지(CI)를 교체하는 등 자신만의 색깔 입히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시 '젊은 에너지와 전문성을 겸비한 믿음직한 회사'라는 의미를 담아 CI를 변경했고, 새로운 슬로건인 '360° 휴먼 케어(Human Care)'도 공개했다.

3세 경영에 보폭을 넓히고 있는 허 부회장은 지난해 흑자전환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그는 실적 부진의 돌파구로 위장관치료제 등 주력 제품 매출성장과 베트남 진출 등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허 부회장의 경영 쇄신 의지는 흑자전환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일제약의 지난해 잠정매출은 연결기준 1천211억원으로 전년도 946억 원에 비해 28%나 증가했다. 2018년 영업적자 57억원을 냈으나 지난해에 영업이익 47억원, 순이익 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삼일제약이 연간 1천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0여년만이다.

그는 베트남 점안제 생산공장이 2021년 완공되면 글로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을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캄보디아 등 주변 국가로 판로를 넓혀 장차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허 부회장의 꿈은 개개인의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 삼일제약을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성공한 100년 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허 부회장은 보수적인 사업구조를 확 바꾸면서 침체된 삼일제약의 분위기를 개혁해 나가고 있다"며 "최대주주로 지분을 확보하며 지배력을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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