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그동안 사실상 공석이었던 금융감독원 부원장 자리가 채워지면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윤 원장은 교체설이 나돌았지만 이번 인사로 우선은 조직 안정 기대감이 커져 산적한 금융 이슈의 해결에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금융위원회는 4일 임시회의를 개최하고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금감원 부원장으로 임명했다. 최성일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을, 김도인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을 각각 새로 맡는다.
금융위설치법에 따르면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부원장들은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한다.
최성일 신임 부원장도 서울대 출신으로 한국은행 입행해 2000년부터 금감원에서 은행감독국장, 감독총괄국장 등을 거쳤다. 김도인 신임 부원장도 대학 동문으로 증권감독원에서 시작해 1999년부터 금감원에서 자산운용감독실장, 자산운용검사국장 등을 거쳤다.
이번 인사는 무엇보다 조직을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유광열 수석부원장과 권인원 은행·중소서민 담당 부원장, 원승연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이 지난 4월에 사의를 밝혔다.
업무상 현업에 몸담은 수많은 실무진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사안에 따라 최종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각종 금융이슈에 힘을 보태야 하는 부원장들이 사의를 표명하면 아무래도 조직 안팎으로 뒤숭숭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인사 결정을 위한 후보자 선정도 비교적 수월했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향후 금감원 분위기가 안정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김근익 신임 부원장의 경우 앞서 금감원 인사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임명 가능성이 점쳐졌던 인사다. 그는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금융위원회와의 소통도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현재 금융위원회 손병두 부위원장과도 현업에서 업무상 소통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1964년생인 손 부위원장도 서울대 학사, 행시 33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에서 출발해 금융위에서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을 맡다가 지난달 부위원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검증 과정이 길어지긴 했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번 임명된 인물들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며 "(금감원 출신 부원장들도) 오랫동안 금융위와의 업무 경험이 있었던 인물들이어서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근익 부원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출범부터 잔뼈가 굵은 인물이고 손 부위원장과도 선후배로 금융당국에서 업무 경험을 쌓으면서 서로 잘 아는 사이다"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이번 인사로 교체설이 난무했던 윤 원장의 입지에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선 이번 인사발표와 함께 금융위에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그의 입지가 다시 한번 단단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새로운 체계로 출발하는 것이다"라며 "최근 금감원장 교체설 등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겠냐. 시장에 조직이 안정감을 갖을 것이라는 시그널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임원이 새로 오면 새롭게 무엇이든 하려고 하지 않겠냐"며 기대감도 드러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윤 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이번 인사 발표와 함께 윤 원장에게 "흔들림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지원과 현장점검, 금융소비자보호,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 등 주어진 임무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파생결합펀드(DLF)·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 분쟁조정 등과 관련해 금감원의 책임론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윤 원장이 이와 관련해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일각에서는 벌써 차기 금감원장에 대한 하마평까지 나돌았다.
한편 김근익 신임 부원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관료 출신인 그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금감원장에 관료 출신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금감원 예산과 인사를 관장하는 부원장에 모피아 출신이 임명됐다"며 "채용비리의 근본 원인이었던 금융위 출신 낙하산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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