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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차 유료방송 M&A…김철수·송구영·최진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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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인수전 가열?…3사 3색 수싸움 치열할 듯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통신 3사가 현대HCN 인수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하면서, 지난해에 이은 2차 유료방송 인수합병(M&A) 경쟁이 점화됐다.

이번 인수전은 통신 3사가 전면에 나선 모양새이나 사실상 계열 유료방송 3사간 경쟁이어서 해당 기업 수장들의 물밑 대결도 치열할 전망이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치를 대리전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 이들 모두 모기업 또는 그룹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도 이번 M&A전에서 누가 웃게될 지 주목된다.

(좌측부터)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사진=각 사]
(좌측부터)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사진=각 사]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 매각 예비입찰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유료방송 M&A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현대HCN은 시장 점유율 약 4%의 5위 사업자로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서울 서초구와 동작구, 대구 경북 등 소위 핵심 권역 8곳을 보유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15% 내외의 탄탄한 재무구조로 알짜 케이블TV로 꼽힌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 사업자별 점유율은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31.52%로 1위다. 뒤이어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24.91%,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24.17% 순.

KT로서는 현대HCN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안정적인 1위 굳히기가 가능하다. 또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2위 다툼의 열쇠를 쥐고 있다. 3사 모두 이번 인수전에 가세한 배경이다.

3사 셈법도 다 다르다. 1위를 지켜야 하는 KT 측과 이와 격차를 줄이려는 2위간 다툼이어서 치열한 수싸움도 예상된다. 그만큼 시너지 등을 고민해야 할 통신 3사 유료방송 수장들의 판단과 의지가 중요한 셈이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전략적 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로 KT의 경우 이번 인수전은 형인 KT가 아닌 아우 KT스카이라이프가 주도하고 있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가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전권을 맡았다는 후문.

또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나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역시 인수 또는 합병법인을 새로 맡는 등 역량을 평가받은 인물들로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어 3인의 리더십 경쟁도 또 다른 관전폰인트다.

◆ 마케팅 전문가 '김철수' vs 금융 전문가 '최진환' vs 현장 영업통 '송구영'

3인 모두 날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방송시장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마케팅 영업, 재무 등 각자의 강점을 살린 전략적 행보 등이 예상된다.

 [사진=스카이라이프]
[사진=스카이라이프]

가령 김철수 대표는 방송통신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선경정보시스템, 대한텔레콤, LG텔레콤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3년 KT에 합류, GDPC부문장, 고객최우선경영실장, 커스터머부문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초 KTH 대표에 취임한 뒤 창사 이래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정기 인사를 통해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취임 후 M&A라는 최대 과제를 맡은 셈이다. 당초 김대표는 M&A와 관련 신중론을 견지했으나 신성장동력 필요성 등에 절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규모는 지난 2017년 436만명에서 지난해 419만명까지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743억원에서 665억원으로 하향 곡선이다.

또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특성상 도서산간 등 외곽지역에서 강세, 도심 지역 등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알짜 권역을 갖춘 현대HCN 인수에 의욕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대표는 올해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확대, 개방형 오픈플랫폼 고도화 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KTH에서 잠재력을 확인한 '렌탈'사업도 확대할 계획으로 이 역시 도심권 고객층 확보가 관건. M&A를 통해 현재의 위성방송 중심의 사업 한계를 극복 및 시너지를 통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체 서비스와 렌탈을 결합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 왔고, 그 일환으로 경영진의 독자적인 판단하에 HCN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며 "앞으로 실사와 면밀한 검토과정을 통해 스카이라이프 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최종 의사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SK브로드밴드]
[사진=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의 첫 지휘봉을 쥔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 역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올해 '종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 도약을 책임질 적임자로 낙점, 전진배치됐다.

최 대표는 컨설팅업체인 배인앤컴퍼니를 비롯해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 통합법인 취임과 동시에 시장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순증 점유율 1위, 2022년 국내 최고 미디어플랫폼 사업자, 기업가치 4조5천억 달성, 올해 매출 4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 콘텐츠는 김혁 미디어전략본부장 겸 콘텐츠그룹장에, 최대표는 미디어플랫폼본부장을 직접 맡아 플랫폼을 전담하는 구조로 빠른 의사결정 및 사업 등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현대HCN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미디어 플랫폼 1위 사업자를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와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SK텔레콤은 그간 유료방송 가입자가 1천만명이 이르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가입자 기반으로 약 940만명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로 유료방송 3위로 밀린 상황이어서 추가 M&A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 등은 과제로도 꼽힌다.

LG헬로비전 [사진=LG헬로비전]
LG헬로비전 [사진=LG헬로비전]

이에 맞서는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영업통으로 전형적인 현장형 리더로 통한다. LG유플러스의 서부영업단장, 영업전략단장, 홈미디어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영유아 및 부모 맞춤형 콘텐츠 '아이들나라'의 성공적 안착과 2018년 11월 넷플릭스 제휴 등을 통해 역량을 입증받았다.

특히 송 대표는 앞서 CJ헬로인수추진단장을 맡아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를 성공시키며 LG그룹내 높은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대HCN 인수전 역시 송 대표에 전적으로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인수에 8천억원을 투자, 추가 M&A 여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송대표에 대한 신임 등 속에서 추가 M&A에 예상보다 적극적인 행보와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여기에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에 이어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업계 2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확고한 입지 확보를 위해 추가 인수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인 것.

업계 관계자는 "LG그룹 경영진이 송 대표를 신임하고 있어, 그 판단을 지지해 줄 것"이라며, "추후 LG유플러스와의 합병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충분한 체제 정비를 위한 한 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토확대냐 견제용이나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HCN의 인수전이 향후 추가 M&A를 고려한 사전 탐색 및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HCN 이외에도 딜라이브와 CMB도 매각중이거나 잠정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것.

선택지가 많은데다 단순히 M&A만으로 시너지를 제고하기도 쉽지 않다. 경쟁사의 M&A를 통한 외형 확대 등을 차단하려는 다각적인 포석이라는 뜻이다. 예비입찰 참여 이후 실사 및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본계약 등 절차가 많아 실제 현대HCN 인수에 나설 지, 인수자가 결정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대HCN이 공식 매물로 나오면서 이통3사의 인수 의향에 주목했다. 유료방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 이외에는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은 양사 의견 합의를 위한 조건을 조율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인수의향서를 냈다고 해서 실제로 인수하겠다는 의도인지는 알 수 없다"며, "일부 견제심리에 따른 참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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