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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벌써부터 물 좋은 상임위만 노리는 21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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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일하는' 국회라는 말. 국회라는 단어 앞에 붙는 다양한 수식어 중 하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하는 국회'라는 말은, 그 말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국회의원은 연봉 1억5000만원이 넘고 차관급 이상 대우를 받는다. 돈이라는 대가를 받고 국민을 대신해 입법 활동이라는 '일'을 하는 것인데 '일하는 국회'라니. 당연한 것이 작동되지 않아 일 좀 하라고 수식어가 붙은 셈이니 말 다했다.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을을 생각하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 참석한 당선인들(151명)이 본관 앞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 참석한 당선인들(151명)이 본관 앞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오는 30일부터 새롭게 문을 여는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우선과제로 '일하는 국회법'을 내놓았다. 이 역시 20대 국회에서 마무리 못한 국회법 개정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21대 국회는 의원들이 일하는, 정상적인 국회가 되길 바란다. 그 첫 단추가 국회 원 구성일텐데, 이번에는 법정시한이 꼭 지켜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회의장단은 내달 5일, 상임위원 선임은 7일까지, 상임위원장단은 8일까지 선출해야한다.

원 구성이 마무리돼야 바로 입법활동에 돌입할 수 있으나 지난 30년간 법정시한이 지켜진 적은 거의 없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13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국회 원 구성에는 평균 41.4일이 소요됐다. 최단 시간 원구성이 마무리된 것은 18대 국회 후반기에 9일이었다.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에서 14일 걸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정시한 내 원 구성 완료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벌써부터 상임위원장 자리를 둔 여야의 경쟁이 치열해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에서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민주당만 봐도 지역 예산을 확보하기 쉬운 국토교통위원회에 신청이 몰렸고, 산하기관이 많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금융 관련 쟁점 이슈가 많은 정무위원회 등도 관심이 높았다. 국토위 인기가 늘 가장 좋은 편이라는게 국회 관계자의 후문이다.

일례로 정무위만 봐도 현재 민주당 내에서 같은 시·도지역의 의원들이 동시에 1순위로 신청한 사례도 있어 조율 중이다. 국회 관계자는 "같은 지역내에서만 국회의원의 상임위 지원이 겹치지 않으면 원내대표가 배려해주는데 이번처럼 겹치는 경우 원내대표가 머리가 좀 아프지 않겠냐"고 전했다. 국회의원들이 각자 신청한 상임위는 원내대표가 의원간 조율을 통해 최종 결정한다.

국회의원들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좋은 더 좋은 상임위를 원한다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는 제대로 각 상임위에서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당국 관계자도 "정무위에 유능한, 일 잘할사람이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하는 국회, 첫 단추부터 밥그릇 싸움보다는 법정시한 내 원활한 원 구성을 기대해본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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