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한국판 뉴딜'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맞손을 잡는다.
재계 1·2위 총수가 사업을 목적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 단둘이 공식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정 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전기차로 대표되는 미래차를 ‘한국판 뉴딜’을 이끌 신성장 산업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3일 만에 재계가 정부 정책에 즉각 화답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첫 회동했다. 점검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의 안내를 받으며 천안사업장을 둘러봤고 점심을 함께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공개석상을 통해 경영권 승계 및 노사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일주일만에 현장경영 행보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이 국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한 사실이 공개된 현장경영은 화성, 구미, 아산 등을 방문하며 6차례에 달했으나 지난 3월 25일 수원 종합기술원 점검 이후 중단됐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양사 경영진은 우선 전지동 임원회의실에서 삼성SDI 및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앞서 삼성종합기술원은 최근 ‘네이처 에너지’를 통해 한 번 충전하면 800㎞까지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전고체 전지 음극에 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기존 배터리 대비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차세대 전기차 시장과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협력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한다. 재계 빅 그룹의 총수가 사업을 목적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 자동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 12일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은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과 미래 먹거리 창출의 첨병이 될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래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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