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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돌 LG ㊥] 세대교체 마친 구광모의 빅픽쳐…신사업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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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정기인사서도 '신사업'에 초점 맞춰…스타트업 투자도 활발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해 11월 단행된 LG그룹의 2020년도 인사는 전면에 젊은 임원들을 다수 배치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신규 임원 106명 중 45세 이하 임원의 숫자가 21명에 달했다. 45세 이하 임원 승진 숫자는 지난 2019년도 인사 때와 같았지만, 신규 임명된 임원 숫자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피'의 비중을 더욱 늘린 셈이 됐다.

이와 함께 임원 승진자의 60%를 이공계 인력으로 채웠다. LG가 향후 미래 먹거리로 삼은 인공지능(AI), 로봇, 5G(5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 혁신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 인사였다.

LG 관계자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조치"라며 2020년도 임원인사의 기조를 설명했다.

조직개편 역시 신사업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신사업 추진과 전략 기능을 통합한 CSO(Chief Strategy Office)부문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전사적 미래 준비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뒀다. CTO(최고기술책임자)부문에는 '미래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인공지능연구소, 로봇선행연구소, SW사업화PMO를 뒀다. 이들 부문에 신사업 전략·기술 관련 조직들을 통합해 효율성을 더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0에서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콘셉트카를 체험하고 있다. [출처=LG]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0에서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콘셉트카를 체험하고 있다. [출처=LG]

27일 재계에 따르면, 창립 73주년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 2018년 6월 취임한 이후 구 회장이 처음 찾은 곳은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였다. 이곳에서 구 회장은 투명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혁신 제품을 살펴보고, AI·빅데이터·로봇 등 핵심 기술 육성 방안에 대해 경영진들과 논의했다.

실제 신사업 육성에도 취임 초부터 활발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8월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첫 해외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LG전자는 이후에도 꾸준히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 로봇·AI 분야 스타트업에 다수 투자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섰다.

LG전자뿐만 아니라 LG 전 계열사에 걸친 신성장동력 육성에도 신경썼다. 2018년 9월 LG화학이 미국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 '유니실'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LG생활건강이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을,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LG그룹 전반에 새로운 사업을 이식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에는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의 계열사들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AI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 중인 3천200억원 규모에 약 200억원을 공동출자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외 유망 AI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함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재 구하기에도 힘쓰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해 4월 단행한 첫 해외 공식 일정은 'LG 테크 콘퍼런스'였다. 이곳에서 구 회장은 석·박사 과정의 R&D(연구개발) 인재들을 만나 미래 인재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미래 기술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유망 인재의 조기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4월 LG사이언스파크 산하에 인공지능 조직 'AI담당'을 신설해 AI 인력 채용에 전방위적으로 나섰다.

AI 인재 육성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와 함께 '인공지능 전문가(AI Specialist)'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로 선정되면 LG전자 주요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솔루션 개발은 물론 인공지능 분야에서 연구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멘토로도 활동한다. KAIST와도 손잡고 LG전자 연구원이 KAIST 교수에게 직접 인공지능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세계적인 석학 영입을 통한 '컨트롤타워' 조직에도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토론토 AI 연구소에 세계적인 AI 전문가 대런 그레이엄 박사를 선임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조셉 림 미국 USC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영입해 CTO부문 산하 인공지능연구소의 영상지능 연구를 맡겼다.

공동연구에도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 캐나다의 AI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 '엘리먼트AI'와 다양한 AI 기술에 대한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협약했으며, 로봇 분야에서는 김상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차세대 로봇 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이처럼 구 회장 취임 이후 2년 가까이 흐른 상황에서 LG는 꾸준히 AI, 로봇 등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다방면의 움직임을 취하는 모습이다. 신사업 확대에 대한 구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등 이전부터 꾸준히 미래 산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 같은 관심이 LG의 신사업 육성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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