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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경쟁자 아냐"…신동빈, '롯데온'으로 업계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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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취급액 20조 목표…업계 "시너지 극대화 vs 찻잔 속 태풍"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매년 1조1천억 원의 적자를 내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주주로부터 보전받는 기업과는 경쟁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쿠팡 저격'에 나섰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 년간 공들인 통합 쇼핑몰 '롯데온'으로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업계는 유통업계 1위 기업 수장이 직접 이커머스 선도 업체를 거론하면서까지 자신감을 보인 만큼, '롯데온'이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온' 론칭을 당초 예정됐던 오는 29일에서 다음달로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개업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내 7개 유통 계열사가 별도로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 결제·배송·CS 등을 하나로 묶은 통합 쇼핑몰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온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을 현재의 3배 수준인 20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이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디지털 전환'과 '롯데온'을 언급한 바 있으며, 최근 인터뷰를 통해서도 "향후 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 진두지휘 속 '옴니채널' 구현…"쇼핑 형태 바꿀 것"

업계는 롯데온이 롯데그룹 내 전 계열사의 제품을 온·오프라인 연계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으로 자리잡을 경우 이커머스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기존 오픈마켓이 단순 중개업자 역할만 하는 것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거래상의 문제를 오프라인 매장이 관여해 해결할 수 있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롯데온은 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3천900만 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계열사의 제품 라인업을 검색·비교 할 수 있게 만들어 쇼핑 편의성을 제고함과 함께 계열사별 시너지를 함께 이룬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롯데그룹의 인프라가 롯데온의 성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업계는 롯데그룹의 인프라가 롯데온의 성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지난해 스타트업 강국인 이스라엘을 찾아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최고 머신러닝 전문가로 꼽히는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등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 작업에 나선 상태이며, 그룹 내 AI 관련 연구개발(R&D) 인력도 다수 채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 사항은 실제 롯데온이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전국 1만 개가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는 롯데그룹의 인프라에서 나온 관리 역량이 AI 기술과 시너지를 이룬다면 경쟁력은 상당 부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온라인 쇼핑의 형태를 '빠른 쇼핑'에서 '맞춤형 쇼핑'으로 바꾸는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때 늦은 이커머스 공략…'찻잔 속 태풍' 그칠 것"

일각에서는 롯데온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 선두주자들이 온라인 쇼핑 시장의 '표준'을 이미 만들어 둔 상태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롯데온이 단순한 계열사별 쇼핑몰 통합 형태에 그칠 경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7개 계열사의 성급한 온라인몰 통합이 사용자 경험(UX)의 혼란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결국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 롯데에 앞서 통합 쇼핑몰을 론칭한 신세계의 SSG닷컴은 론칭 초기 소비자로부터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롯데그룹의 '야심작' 롯데온이 한달 후 론칭된다.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의 '야심작' 롯데온이 한달 후 론칭된다. [사진=롯데지주]

롯데온이 불러올 시너지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특히 롯데온으로의 통합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화점·마트·슈퍼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이 기존에도 롯데쇼핑으로 묶여 함께 운영되고 있었던 상황인 만큼, 통상 협력업체를 통해 공급되는 상품군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또 '옴니채널'을 앞세운 온·오프라인 양립 전략도 롯데온의 성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은 온라인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사용자 경험, 제품 구성 등 부문에서 기존 선두주자 대비 확실한 강점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 쇼핑몰 통합으로는 시너지를 내기 어렵고, 사용자 경험도 어느 정도 표준화돼 있는 시장에서 무엇을 더 혁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위주로 시장이 급속 재편되는 가운데 온·오프라인 연계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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