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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주물공장 외주화·희망퇴직 신청…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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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은 주물공장 정리…전동화 전환에 따른 유휴인력 해소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가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모양새다. 다가오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데, 이는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사업전환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 노동조합과 사측은 주물공장 외주화와 전사 유휴인력 해소방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사측은 강원 원주 주물공장 외주화를 진행하고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노조 측에 제안한 상태다. 희망퇴직의 경우 강제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후 유휴인력에 대해서는 순환휴직과 전환배치 등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한 노사 협의는 지지부진하다. 현재 만도 원주지부 노조 측은 "대다수 주물공장 조합원들이 지난 30년 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는데 사측이 대책 없는 주물품 외주화와 전사 유휴인원 해소를 통한 단기간 성과만을 노리고 있다"면서 "주물공장을 살리기 위해 조합원들이 사측에서 요구하는 각종 원가절감 사항이나 생산성 효율을 높이는 방안들을 해결해 나갔는데 이를 무시하고 적자 논리에 무거운 압박을 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이에 대해 "향후 닥쳐올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MBS(mechanical brake system, 기계식 브레이크 시스템) 경쟁력이 많이 떨어져서 이를 회복하려 한다"면서 "전동화 전환에 따른 유휴인력을 해소하려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앞서 만도는 지난해 7월에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사무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과 임원 감축 등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전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2008년 한라그룹에 재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평택, 원주, 익산 등 3곳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만도의 생산직 인원은 2천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만도]
[사진=만도]

만도와 같은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의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로 가면서 필요한 부품의 수와 종류가 달라짐에 따라 기존 기계기술 기반 부품업체들에게 전장부품 등 새로운 부품분야로의 사업전환이 요구돼서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이 최대 3만 개 정도라면, 전기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은 최대 1만5천 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의 구조가 단순해서인데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선, 모터의 힘만으로 구동된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또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을 통한 신기술 부품의 필요성과 비중이 높아진다. 기존 부품 대신 라이다, 센서, 카메라 등의 부품이 미래차를 만드는데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2030년 기계부품 비중이 30%까지 감소하고 전장부품 비중이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도의 주물공장 외주화 진행은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정리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뿌리산업에 속하는 금형 주물의 경우 과거부터 수익이 별로 없고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산업으로 주로 2~3차 업체들이 한다"면서 "핵심 사업부도 아니고 외주화하면 노동자들 임금도 낮아지고 다른 업체와 경쟁시켜 더 싸게 만도에게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물이 중요해도 수익성이 떨어지고 미래차로 갈수록 사업성이 낮아진다"면서 "기존 기계부품의 경우 주물을 하는데, 전동부품의 경우 사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시대. [사진=아이뉴스24 DB]
자율주행 시대. [사진=아이뉴스24 DB]

이를 통해 미래차와 관련한 유망사업부문은 강화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실제 만도는 자율주행 관련 부품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의 사업 부문 비중을 높여가며 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왔다.

만도는 현재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향후 2년 동안 934억 원을 투자해 판교 제 2테크노밸리에 자율주행차 전문 연구소인 'Next M'을 지을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연구개발 부문 투자 비중도 매출액 대비 현재 5% 수준에서 향후 8%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2위이면서 세계 46위권에 있는 부품업체인 만도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다른 부품업체들, 특히 투자 여력이 없어 선제적 대응이 힘든 중소 부품업체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자동차 1차 협력업체 67곳이 사라졌고 지난 2018년 한 해에만 20곳이나 줄었다. 국내 부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떨어지는 추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3% 아래로 떨어졌고, 특히 현대자동차의 부품 계열사를 제외한 부품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2%를 기록했다. 중소 부품업체의 경우 1%에 그친 곳도 있다고 전해진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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