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이미 일요일에 '금융감독원 제재 효력정지 가청분 신청'을 내는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에 대해 정면돌파를 시작했다.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손 회장이 연임을 확정짓기 위해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의 제재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8일 서울행정법원에 금감원의 문책경고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재판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법적 대응은 손 회장이 연임을 확정짓기 위한 필수 절차다. 손 회장은 오는 25일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 금감원으로부터 DLF 사태 관련해 문책경고를 받으면서 법적 대응 없이는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임기가 끝난 후 향후 3년 동안 금융권에 재취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손 회장은 행정정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제재 취소를 위한 본안소송도 같이 제기했다. 대법원의 판결까지 받을 경우 최소 2~3년이 걸린다. 손 회장은 25일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라, 법원이 가처분신청만 받아준다면 사실상 연임은 확정됐다고 봐도 된다. 통상 법원의 결정은 이르면 하루, 늦어도 2주 이내엔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제재의 근거가 명확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이 제재 근거로 삼은 법 조항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엔 '금융회사는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와 이해 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라는 내부통제 의무가 적혀있다. 다만 이를 어겼을 시 '누구에게' 어떠한' 제재를 내려야한다라는 내용은 없다.
법적 근거는 명확치 않은 반면, 제재가 확정됐을 시 개인이 짊어져야할 무게가 큰 만큼 법원이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은행도 잘못을 인정하고 금감원에서도 충분히 조사를 진행한 후 내린 결론이라 기각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효력이 인정되면 3년간 재임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개인이 짊어져야 할 짐이 크니 본안소송에서 정확하게 따져보라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의 법적 대응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미 우리금융 이사회는 제재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손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정한 데다, 아예 주주총회 안건으로 손 회장 재선임건을 상정하기로 확정짓는 등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손 회장이 아니면 앞으로 우리금융을 이끌어가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경영진의 의중보단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과점주주로 구성돼있다.
노조도 금감원 제재심에 앞서 중징계를 철회해달라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금감원이 내린 제재에 대한 법적근거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내부적으로 손 회장이 DLF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라며 "손 회장 부재 시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손 회장은 우리금융 이사회와 내부 임직원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라며 "본인이 자의적으로 회장직을 내려놓거나 소송을 포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우리금융은 손 회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이원덕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한 상태다. 이 부사장은 재무, 자금, 전략 등 은행 내 핵심 부서를 두루 경험한데다, 손 회장과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사다.
한편 손 회장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금융감독원도 바빠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행정소송 등 제재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다"라며 "금감원도 일정에 맞춰서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