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과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는 27일로 주총일정을 확정했다. 이날 한진칼은 이사회를 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한진칼 사내이사로 후보로 재추천했다.
이에 따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이른바 3자 연합과 주주총회에서 격전을 예고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을 연임함으로써 전문 경영진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 현재 추진 중인 지배구조,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추천은 지난 17년간 IT, 자재,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등 대한항공 핵심 부서 근무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후 항공운송사업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불구 2년간 10%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등 회사 성장 및 성과 창출에 큰 기여를 함으로써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 임직원으로부터 투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을 중임함으로써 경영 안정을 꾀하고, 현재 추진 중인 지배구조,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지속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진칼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현재 이사회의 구성도 확대하기로 했다. 사내이사는 신규 1명을 추가한 3명,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에 따른 사임 1명(이석우 사외이사)에 신규 5명이 추가된 8명 등 11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 후보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대한항공 해외영업지점,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반면 3자 연합은 지난달 13일 사내이사에 김신배 전 SK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동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기타 비상무이사) 등 4명과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이중 김치훈 상무는 후보 추천 5일 만에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진사퇴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도 이달 말 임기가 만료하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을 다시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양사 사내이사 전원을 대한항공 재직자로 구성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사외이사진도 금융 전문가를 앞세웠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5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중 3명이 금융 전문가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가 신규 후보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금융감독위원회를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을 역임했다. 박영석 후보는 한국증권학회장·한국금융학회장을 거쳐 현재 자본시장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임춘수 후보는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다. 이밖에 한진칼은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2인의 법조인을 추천했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이 신규 추천한 3인의 사외이사는 모두 KCGI의 공세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은 한국산업조직학회·동북아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한 경제학 전문가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이사와 한국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다. 또 다른 사외이사 후보인 박현주 전 SC제일은행 부행장보도 은행에서 기업 운전자금 관리 업무와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한진칼은 "현재 한진칼과 대한항공 최고 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하 후보는 경쟁업체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글로벌 무역분쟁,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그룹 재무 안정성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전자투표제도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이번 주총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전자투표제 본래 취지가 주주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과 같이 참석률이 높을 경우는 불필요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 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위원회가 신설·확대되는 것을 고려해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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