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화학이 고급 전기차 업체로 각광받는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존 파우치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원통형 배터리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26일 미국 루시드 모터스의 고급 전기차인 '루시드 에어(Lucid Air)' 표준형 모델에 올해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금액은 계약상 밝히지 않기로 했다.
루시드 모터스는 2018년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천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신생 전기차 업체로 올해 하반기에 첫 양산차량인 '루시드 에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루시드 에어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2.5초에 도달하며, 충전 시 주행거리는 643km에 달하는 럭셔리 전기차 세단이다. LG화학은 루시드 에어의 표준형 모델에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후 스페셜 모델로도 배터리 공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루시드 모터스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21700' 제품이다. 이 배터리는 지름 21mm, 높이 70mm의 외관을 갖춘 제품으로 기존 원통형 '18650' 배터리(지름 18mm, 높이 65mm) 대비 용량을 50% 높이고 성능을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루시드 모터스의 전기차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 수천 개를 탑재하는 방식이므로 배터리 개수를 줄일수록 관리가 용이해져 안전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 업체들은 꾸준히 원통형 '21700'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LG화학은 1998년에 국내 최초로 원통형 배터리 상업화 및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고,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대용량 2천200mAh 배터리를 출시했다. 장기간의 노하우와 양산경험을 통해 최고 사양의 원통형 '21700' 배터리 개발 및 대량생산체제 구축에 성공하며 루시드 모터스의 선택을 받았다.
LG화학은 전기차용으로 기존 파우치뿐만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대형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위 20개 중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 등 13개 브랜드에 공급하며 파우치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원통형 시장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가능성에도 주목해 2018년에 'NCM811'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버스에 공급하는 등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앞장서왔다. 루시드 모터스에도 'NCM811' 기술이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76.4GWh에서 2023년 150GWh, 2025년 227.9GWh로 매년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은 "루시드 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기존 파우치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라며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도 공략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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