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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종코로나가 韓 제조업에 던진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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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186과 1. 각각 한국과 중국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 숫자다(2015년 12월까지 추산).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로 인한 가장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38명)가 발생한 국가였다. 메르스로 인해 국내 내수 시장은 심각하게 얼어붙었고 이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그렇지만 주요 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의 사태는 없었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비상대응체계를 갖추는 등 강력한 메르스 대비에 돌입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은 다르다. 지난 9일까지 중국에 있는 상당수 주요 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전염병 확산 시기가 춘절 연휴와 겹치면서 불가피하게 중국 당국이 춘절 연휴를 연장했고 자연히 공장을 놀리는 시기도 예정보다 길어졌다. 중국 내 신종코로나 확진자 수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4만171명, 사망자는 908명에 달한다. 매일 확진자 수가 수백명 이상 늘어날 정도로 확진 속도도 빠르다.

중국을 흔히 '세계의 공장'으로 부른다. 전세계 주요 기업들의 생산 공장들이 다수 몰려 있어 엄청난 양의 물품들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의 상당수도 중국산이다. 이들 부품이 제대로 수급되지 않으면 완제품 생산에도 차질을 빚는다.

실제 현대·기아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일부 부품 수급 부족으로 중국 공장은 물론 국내 공장까지 가동 중단 사태를 빚었다. 삼성전자 갤럭시S20, 애플 아이폰SE2(가칭) 등 일부 제품들도 이 문제로 초도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외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 가동 중단 및 생산 차질 사태가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신종코로나는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타격은 점차 누적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국내, 나아가 글로벌 제조업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 때도 경제적 파장이 크기는 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조업 이외 산업에서 나타난 피해였다. 중국이 메르스 사태에서 한 발 비껴갔기에 그나마 공장 가동 중단 등 초유의 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은 다르다.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전반적인 제품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중국에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70%가 생산된다. 디스플레이(LCD) 패널의 40% 이상도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지난 10일부터 혼란 속 상당수 공장이 재가동됐지만 일부 공장은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재가동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더욱이 춘제 기간 외부 이동 복귀자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 명령을 확대하면서 공장 인력이 완전히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장 가동을 개시한 곳도 엄밀히 '100% 정상 가동'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신종코로나'가 워낙 통제가 어려운 변수이니만큼 아무리 기업·정부 차원에서 대비를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면밀한 고민은 필요하다. 그리고 향후 중국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정부 차원에서의 보다 철저한 대응책이 짜여야 할 것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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