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반도체를 많이 구입한 업체는 애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 지출액의 8.6%를 차지하며 전세계 반도체 구매 기업 1위에 올랐다. 애플은 지난해 361억3천만달러의 반도체를 구입했다. 2018년보다 구매액이 12.7% 줄었지만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8%의 점유율로 2위에 머물렀다. 2019년 334억500만달러의 반도체를 구입해 2018년 대비 21.4%나 구매액이 줄었다. 그 뒤를 화웨이(208억400만달러), 델(162억5천700만달러), 레노버(160억5천300만달러)가 이었다. 상위 5개 업체 모두 2018년 대비 2019년 반도체 구매액이 줄었다.
이들의 반도체 지출 규모가 줄어든 것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다. 마사츠네 야마지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2018년에는 OEM 업체들의 전체 반도체 지출액의 45%를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할 만큼 가격이 높아 심각한 부담을 안겼지만 2019년에는 상황이 호전됐다"며 "2019년 상위 5대 OEM 업체들은 메모리가 차지하는 구매 비중을 36%로 줄이면서, 더 좋은 프로세서와 더 큰 메모리 용량을 제공해 제품의 컴퓨팅 성능을 높였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둔화와 세계적인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한일 갈등, 홍콩 시위 등의 정치적 마찰이 심화됐으며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거시경제 상황은 다양한 전자 장비에 대한 수요를 냉각시켰다"며 "2019년 총 전자기기 매출 규모는 2018년 대비 0.2% 감소한 47억달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에어팟과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삼성을 제쳤다. 새로운 아이폰 모델에 트리플카메라 모듈을 채택한 것도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2019년 구매액이 전년 대비 1.8%밖에 줄지 않으며 선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반도체 구매액도 줄었다.
한편 상위 10개 업체 중에서는 8위인 샤오미만이 유일하게 2019년 반도체 구매액이 2018년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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