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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다릴 만 했다"…상상이 현실된 제네시스 GV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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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 '역동적인 우아함' 담겨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상상 속의 차', '전설의 차'. 제네시스 GV80를 수식하는 말이다. 담금질이 길어지면서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자, 자동차 마니아들은 이같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제네시스의 첫 SUV GV80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7년 4월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콘셉트카가 공개된 후 2년 9개월 만이다. 당초 지난해 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차량 인증 지연과 내부 사정 등으로 출시가 미뤄졌다.

오랜 기다림이 반영된 듯 GV80의 초반 성적은 좋다. 판매 첫날 계약 대수 1만5천 대를 기록하며 제네시스가 내세운 연간 판매량 목표치(2만4천 대)의 60%를 넘겼다.

제네시스는 지난 15일 첫 SUV 모델 'GV80'을 출시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제네시스는 지난 15일 첫 SUV 모델 'GV80'을 출시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GV80가 출시된 15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호텔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까지 약 60km 구간을 달렸다.

GV80는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78마력(PS), 최대토크 60.0kgf·m의 힘을 내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11.8km다. GV80는 우선 3.0 디젤 모델부터 판매되며, 향후 2.5 가솔린 터보 모델과 3.5 가솔린 터보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GV80의 첫 느낌은 웅장하되 투박하지 않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날렵하고 스포티하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방향성인 '역동적인 우아함'이 그대로 담긴 결과다.

내부는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해 '여백의 미'를 느끼게 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내부는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해 '여백의 미'를 느끼게 했다. [사진=조성우 기자]

방패 모양의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네 개의 램프로 이뤄진 쿼드램프 등이 적용돼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는 "앞으로 두 줄의 램프 디자인은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강력한 아이콘이 될 것"이라며 쿼드램프가 만드는 '두 줄'을 강조하기도 했다.

내부는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해 '여백의 미'를 느끼게 했다. 송풍구는 시동버튼부터 조수석까지 수평적으로 이어져 안정감을 준다. 조작버튼은 필요한 것만 최소화해 깔끔하게 구현했다. 다이얼식 조작부, 변속 다이얼, 와이퍼 조작부 등 곳곳에 제네시스의 고유 문양 '지-매트릭스(G-Matrix)'가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뒷좌석은 2열과 3열 모두 버튼만 누르면 접고 펼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경우 성인이 누울 정도로 넓다. 다만 2·3열을 모두 펼쳤을 경우에는 3열 좌석이 좁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뒷좌석은 2열과 3열 모두 버튼만 누르면 접고 펼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사진=서민지 기자]
뒷좌석은 2열과 3열 모두 버튼만 누르면 접고 펼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사진=서민지 기자]

실제 주행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정숙함'이다. 고속도로를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렸지만,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동승자와 편안한 대화가 가능했다. GV80에는 노면소음을 저감해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됐는데, 이를 체감할 수 있던 순간이다.

GV80에 처음 적용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14.5인치의 널찍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됐다. AR 내비게이션은 실제 주행 영상 위에 주행 경로를 가상의 그래픽으로 표시한 것이다. 일반 내비게이션을 볼 경우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지만, AR 내비게이션의 경우 안내선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운전하기가 수월했다. 초보 운전자나 초행길을 가야 하는 경우 더욱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첨단 안전 사양들이 집약돼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등이 차량이 다가오거나 차선을 변경할 때 충돌 위험이 감지되는 경우 제동을 하는 등 충돌하지 않도록 보조했다.

GV80에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사진=서민지 기자]
GV80에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사진=서민지 기자]

다만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HDA II) 기능은 아쉬운 부분이다. GV80에는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 시 차량이 알아서 스티어링 휠 제어로 차선을 변경해주는 HDA II가 적용됐는데, 실제 운전 환경에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조작은 다소 까다롭고 반응 속도는 느린 편이다. 방향지시등을 중간 정도로 올리거나 내린 상태를 유지해야 작동이 되며, 방향지시등을 완전히 올리거나 내리는 경우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조작을 제대로 한 뒤에도 실제 차선 변경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바로 작동하지 않다 직선으로 달리는 상황에 갑자기 차선을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고속으로 달리거나 주행 모드를 변경하니 시트가 몸을 감싸듯 바뀐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GV80에는 운전석에 탑재된 7개의 공기주머니가 개별 제어되는 인체공학적 시스템 '에르고 모션 시트'가 적용됐다. 4~5시간 이상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편안함을 더욱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

GV80 가격은 6천580만 원으로 풀옵션을 적용하면 8천만 원대다. 수입차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8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아우디 Q7·볼보 XC90 등과 비교했을 때 가격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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