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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함영주 적극적으로 '입' 연다...16일 DLF 제재심 직접 참석해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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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공방 예상…문책경고 등 중징계땐 우리·하나금융 지배구조 변화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된 금융권 CEO들의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안이 엄중한 만큼, 이번 제재심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미흡 등을 이유로 이들 CEO에게 중징계 수준의 제재를 사전 통보했다. 다만 은행 측은 법적 근거가 명확치 않다는 입장이라, 제재심에서는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16일 DLF 제재심을 열고 두 CEO에 대한 제재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제재심은 대심제로 이뤄진다. 대심제란 제재 대상자와 금감원의 검사국이 참석해 서로의 입장을 진술하는 방식으로, 변호사도 동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손 회장과 함 부회장도 제재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미 제재를 '문책 경고' 수준으로 통보한 바 있다.

제재의 근거는 내부통제 미흡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와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대통령령)에도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해 DLF 중간조사 결과에서 금감원은 "상품의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의 내부통제 미흡 문제가 발견됐다"라며 "은행 내규에는 고위험상품 출시 결정 시 내부 상품위원회 심의를 얻도록 규정돼 있지만, 위원회 심의를 거친 건은 1%에 불과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은 일부 심의건에 대해 참석위원 의견을 임의 기재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DLF 분쟁조정안에도 은행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책임'을 물어 20%를 배상비율에 반영했다.

반면 은행은 이미 내부통제 규정이 마련된 상태며, CEO가 상품 판매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상품판매에 대한 전결권도 은행장이 아닌 상품선정위원회에 속한 임원이나 실무자들에게 의사 결정 권한이 있었던 만큼, 상품 선정에 직접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업점 평가지표(KPI) 등으로 비이자 수익을 강조한 것도 저금리 시대에 은행 생존 전략 중 하나였을 뿐, 이것만 가지고는 DLF 판매에 대한 직접 개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임원 제재에 대한 법적 근거도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8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관리의무 소홀로 다수의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등 내부통제 위반 시 임원을 제재할 직접적인 법적 근거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이러한 이유로 16일에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두 은행은 거대로펌인 '김앤장'과 '율촌'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앤장은 DLF 사태 때와 유사한 '키코 사태' 당시에도 한국씨티은행의 소송대리인을 맡아 승소한 경험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법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만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금감원이 법적 근거가 부실한데도 무리하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재심에서 문책 경고 결정이 내려지면, 양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문책 경고를 받으면 임기를 마친 후 향후 3년 동안은 금융회사의 임원으로 재취업을 할 수 없다. 손 회장의 연임은 오는 3월 우리금융그룹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 그 전에 제재가 결정되면 연임은 불가능해진다. 함 부회장 역시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 후보로 꼽혔던 만큼, 제재 확정 시 그룹 내에서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변수가 있다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의중 변화다. 은행장에 대한 '문책 경고' 제재 결정은 관련 법령 등에 따라 금감원장에게 위탁이 돼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다. 심의 결과를 참고해 윤 원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윤 원장은 지난 14일 '은행사칭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끝난 후 "제재심에서 논의되는 것에 대해 저희도 잘 경청하고, 결론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라며 "16일에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봐서 추가로 제재심을 열지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DLF를 두고 '갬블'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던 지난 해와는 다소 달라진 늬앙스의 발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존중하겠다'라는 워딩만 보면 처음보다 톤이 많이 내려간 게 느껴진다"라며 "예상보다 금방 끝날 수도 있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16일 제재심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30일에 2차 제재심이 열릴 예정이다. 현재로선 제재심이 2차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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