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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마일리지' 놓고 항공사 서비스 vs 소비자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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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마케팅 차원 무상서비스" vs 소비자 "채권적 성격 재산권"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대형항공사(FSC)의 마일리지 제도가 소비자들에게 불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개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마일리지가 누구의 것인가'를 두고 항공사와 소비자 사이 시각차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과연 마일리지가 누구의 것인지를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항공사들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하는 반면, 고객들은 소비자의 '재산'이라는 입장이다.

먼저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제도가 일종의 마케팅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자사의 마일리지 제도인 '스카이패스'에 대해 고객에게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등의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자사 마일리지 제도인 '아시아나클럽'이 아시아나항공 상용 고객 '우대' 프로그램이라고 얘기한다.

더불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제도가 항공사와 고객 간 약관에 따른 계약일 뿐이라며, 사회적으로 고객들의 재산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는 결국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하는 일은 항공사와 고객 사이의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이에 불만을 품은 고객들은 마일리지가 항공사의 '유상' 서비스라는 채권적 성격을 갖는 재산권이므로 소비자의 정당한 '재산'이라고 주장한다.

이유는 소비자들이 항공권 구입과 함께 경제적 활동을 통해 취득한 것이 마일리지여서다. 항공 마일리지는 탑승 마일리지와 제휴 마일리지로 나뉜다. 즉 소비자들은 항공권 구입 등을 통해 탑승 마일리지도 적립하지만 해당 항공사와 제휴 관계에 있는 카드나 항공사, 호텔, 렌터카, 환전, 송금 등을 통해서도 마일리지를 적립한다.

이에 해당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모으기 위해 오랜 기간 이러한 조건들을 고려해 경제적 활동을 해왔다는 것이 고객들의 설명이다.

2003년 공정거래위원회도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관련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리면서 마일리지를 소비자들이 대가를 지불하고 얻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봤다.

당시 공정위는 "마일리지 제도가 항공이용에 부수해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미리 정한 마일리지를 축적할 경우 항공이용권을 획득,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 하에 다른 항공 서비스의 이용을 장기간 포기하는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므로 이는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거래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과 연계해 제공되는 마일리지의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연회비의 납부는 물론 다른 카드의 사용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각종 혜택을 포기하고 카드 사용을 통해 마일리지를 누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휴카드사로부터 마일리지 제공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경제적 급부를 제공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일리지 적립 자체가 반드시 부수적인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공정위는 고객이 마일리지 제도를 신뢰하고 일정한 경제적 희생을 감수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누적하고 있는 마일리지의 경제적 가치를 항공사 측이 변경하고자 할 경우, 기존 회원의 신뢰와 기회손실을 충분히 감안해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화난사람들'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화난사람들' 홈페이지 갈무리]

이 외에도 마일리지를 소비자의 정당한 재산으로 인정한 법원 판례가 여러 차례 나왔다. 여기에 항공사들이 마일리지를 카드사 등 제휴 관계사에 현금을 받고 팔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는 항공사들이 마일리지를 서비스라고 해왔지만 재산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고용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 국내 19개 전업·겸업 카드사 가운데 17곳에 약 789억1천986만 마일리지를 판매해 1조1천905억 원의 수익을, 아시아나항공은 18곳에 562억1천95만 마일리지를 판매해 6천172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발표한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이 고객들에게 불리하다며 공정위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고객이 총 1천425명(지난 12일 마감)으로 집계됐다. 해당 사안을 맡은 법무법인 태림 변호인단은 앞으로 진행상황을 해당 사이트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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