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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주목한 CJ家 韓 영화 사랑…'기생충'으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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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이미경, 봉준호 감독 '기생충'에 물심양면 지원…영화 사업 탄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수 년간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던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노력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통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두 남매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기생충'이 이번에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인영화상'을 받는 자리에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기생충'으로 공식 석상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5월 말 칸 국제 영화제 이후 두 번째다.

앞서 이 부회장은 '칸 국제 영화제'에 '기생충'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자 10년 만에 칸을 찾아 주목 받았다. 이 부회장은 10년 전에도 봉 감독의 영화 '마더'로 칸을 방문한 바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그룹]
(왼쪽부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그룹]

이 부회장은 수 년간 건강을 이유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영화 '기생충'을 지원 사격하기 위해 지난해 5월에 이어 7개월여 만에 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한국 영화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봉 감독이 이번 영화제에서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직접 지원 사격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역시 영화 '기생충'을 두고 한국 영화의 위상과 국격을 높인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봉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이병철) 회장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과 같이 최고로 잘 만들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히며 문화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골든글로브]
[사진=골든글로브]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봉 감독의 영화 '마더'에 투자한 후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지속 투자하며 한국 영화 발전을 견인해 왔다. 특히 4천만 불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설국열차'는 촬영을 앞두고 해외투자 유치가 어려워졌지만, 이 회장이 제작비 전액을 책임지기로 하고 제작 지원에 나섰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 부회장 역시 문화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신규 회원으로 위촉되는 등 해외 영화업계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인맥 관리를 해왔다.

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인 삼성아메리카의 이사로 재직할 당시에도 이 회장과 함께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계약을 맺을 때 큰 공헌을 한 바 있다. 당시 CJ그룹은 3억 달러를 투자해 일본을 제외한 드림웍스의 아시아 배급권을 따내 영화 사업을 시작했다. 이 때 이재현 회장은 "영화 투자·제작을 근간으로 극장, 콘텐츠 투자, 방송사 등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이 회장은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영화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투자 금액은 CJ제일제당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3억불(약 3천300억 원)으로, 경영진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문화가 우리의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를 강행했으며, 결국 CJ는 IMF 시기인 1998년 4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11'을 오픈해 영화산업의 일대 전환기를 불러왔다. 또 지금까지 칸 영화제에만 총 10편의 영화를 진출시켰으며, 봉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총 4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기생충'을 만들기 위한 모든 투자 결정은 이재현 회장이, 전반적인 운영·관리는 이미경 부회장이 나선 덕분에 이 같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기생충'이 국내에선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는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 받았고, 전 세계에도 역대 한국영화 최다 해외 판매 기록을 수립하며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든든한 지원 덕에 봉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마르코 벨로치오 감독의 작품 등 총 21편의 경쟁작을 제치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페드로 알도바르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 감독과 경합을 벌였지만, 봉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외에도 '기생충'은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는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호명되는 순간 봉 감독 외에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 등 출연 배우들과 함께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해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이 부회장과 포옹 후 단상으로 올라간 봉 감독은 "자막의 1인치도 안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며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비롯해 세계적 영화 감독들과 후보에 오른 그 자체가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골든글로브상은 2월에 진행되는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불린다"며 "현재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과 주제가 부문에 '기생충'이 예비 후보로 올라 있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 본상 수상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의 수상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인 국가적인 경사로, 한국 영화산업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의미"라며 "CJ는 지난 20년간 다양한 장르, 신선한 소재의 한국영화에 꾸준히 투자하고 멀티플렉스 등 산업인프라를 구축해 한국영화 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봉준호 감독 [사진=SBS]
봉준호 감독 [사진=SBS]

이번 일로 재계에선 그 동안 침체됐던 CJ의 영화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의 영화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은둔 생활을 하던 이 부회장이 최근 '우상', '기생충' 등 영화 제작투자에 적극 나서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어서다.

특히 이 부회장은 2014년 영화 광해 등을 제작한 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에 퇴진 압박을 받았으며,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 머물며 공식 활동을 자제해 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영화 '기생충'이 그 동안 칩거했던 이 부회장의 복귀 신고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 미국 현지에서는 봉 감독과 함께 이 부회장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올라가 이 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춘은 지난해 12월 26일자로 나온 2020년 1월호 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영화 '기생충'을 후원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포춘은 "이 영화의 최대 재정적 후원자는 한국 최대 재벌가의 일원인 미키 리(이 부회장의 영어이름)"라며 "CJ가 '기생충'과 봉 감독을 후원한 것은 일상적인 것으로, 특히 미키 리는 영화인들을 비롯해 예술가들을 지원해 오고 있어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CJ그룹은 1995년부터 320편이 넘는 한국 영화를 꾸준히 투자·배급하며 국제영화제 진출 및 수상으로 한국영화를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1등 공신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 동안 문화 산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만 따져도 7조5천억 원이 넘는다.

CJ그룹 관계자는 "문화 산업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예견하며 지난 20년간 문화 사업에 지속 투자를 해 온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한국영화 열풍의 토대가 됐다"며 "'기생충'의 칸 황금종려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CJ도 더욱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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