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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 품고 종합그룹 시동…'승자의 저주'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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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아시아나, 시너지 기대 속 과제 '산적'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항공업 도약 의지도 강하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우발 채무와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인해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시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 선정했다. 이후 실사와 협의 등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이 이뤄진다.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1~2주가 걸릴 것으로 관측됐지만, 매각 작업은 업계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입찰가가 크게 벌어지면서 금호산업 측에서는 고민할 여지가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가로 2조4천억~2조5천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1조5천억~1조7천억 원을 제시한 것에 비해 상당 수준을 적어낸 것이다.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 선정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 선정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시장의 예상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이다. 신주 인수액 8천억 원, 구주 가치 4천억 원가량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치면 인수가는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 정도로 예상돼왔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본협상에서 가격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높은 몸값을 제시했지만, 본격적인 실사에서 우발 채무 등을 꼼꼼히 살피며 인수가 낮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금호산업의 경우 국내 2위의 항공사를 넘겨주는 만큼 최대한 몸값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경영 정상화가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산 11조 원 중 자본 총계는 1조4천554억 원, 부채는 9조5천89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660%나 된다.

우발 채무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137억 원대의 대금 중재 소송이 걸려 있는 상태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시아나의 과거 기내식 공급 문제와 관련해 박삼구 전 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의 고발이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 등으로 이어지면 손실이 추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내년 3월 1일부터 4월 14일까지 45일간 중단해야 한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착륙 사고에 따른 것으로 110억 원가량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항공업 부진 등으로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천169억 원의 영업 적자를 낸 바 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32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67.7%나 급감한 수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로 2조4천억~2조5천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로 2조4천억~2조5천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수 부담이 큰 데다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비용 외에도 9조 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으려면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기 등에 추가 투자도 해야 하는데,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실적을 감안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마이너스 영향"이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자본 투입 이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나 채무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모든 상황을 고려해 경영 정상화에 대한 계획을 세워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성 자산이 1조5천억 원 수준인 데다 자금력이 풍부한 미래에셋대우가 지원군으로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상향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각에서 나오는 계약 결렬 가능성에 대해서는 "M&A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인수가 등을 봤을 때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져 결렬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라며 "특히나 매도자 입장에서도 연내 매각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이 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기 가장 좋을 때라 생각하며, 지금은 아시아나에 집중해야 할까 생각"이라며 "2조 원 이상을 증자하면 부채비율은 3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이고, 이는 국내에서 상당히 경쟁력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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