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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DLF 이어 라임까지…사모펀드 규제완화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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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취임 한달 만에 "투자자 보호 측면서 재검토"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 방침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 소신을 밝혀 온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취임 1개월 만에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사모펀드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국내 사모펀드 설정원본은 395조6천750억원으로 2015년 말 200조4천307억원에서 3년9개월 새 두배 가까이(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221조2천898억원에서 249조7천823억원으로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차이는 연초 대비 사모펀드 수탁고 증가금액(60조)이 공모펀드(9조)의 7배에 육박하는 등 올해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규제 완화 후 가파른 성장…리스크는 '눈덩이'

사모펀드의 가파른 성장엔 금융당국의 정책적 뒷받침이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의 설립요건을 자기자본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추고 개인 투자자의 최소 투자금액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는 등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러자 자격미달의 중소 운용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며 금융지식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까지 고위험 사모펀드에 뛰어드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실제 사모펀드는 과거 금융투자 경험이 많은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자가 주로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수천억원대의 원금 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도 전체 판매금액의 89.1%가 개인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 자산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고수익만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사모형 DLF 손실 사태와 KB증권의 호주 부동산 펀드 계약위반 사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은 그 대표적인 예다.

올해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금융위 국감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난 DLF 사태는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한 것이 단초가 됐다"며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기엔 많은 시간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현재 무분별하게 풀리고 있는 고위험 상품에 대해서 만이라도 손실률 제한 등 제한적 규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8일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하려고 모집 투자자를 50명 이하로 하면서 같은 구조의 상품을 평가일만 다르게 해 40여명씩 여러 차례 모집하는 '시리즈 펀드'가 판매됐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수장, 취임 한달만에 입장 선회

그간 자본시장 활성화를 외치며 사모펀드 규제 완화에 주력해 온 금융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모펀드 발(發)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그간의 정책 추진 동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은성수 금융위원장만 해도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던 평소 소신에 대해 변화를 시사했다. 은 위원장은 전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해외금리 연계 DLF 손실 사태를 비롯해 사모펀드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며 "평소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변화가 일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사모펀드 규제 완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8월 인사청문회에서도 "소신은 사모펀드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사모펀드 규제는 10개 정도만 하고 그걸 가지고 세일(영업)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선 "밖에 있을 때는 자산운용이라는 걸 금융당국이 간섭하는 게 맞나 싶었기 때문에 당국자가 되면 (규제를) 자유롭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악재가 반복되고 있는 지금 투자자 보호 측면을 (더 따져) 봐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서는 기관투자자만 (투자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들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여서 입장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이 앞으로 사모펀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헤지펀드(전문투자형)와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 구분된 기존 규제를 일원화하고 PEF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상품 투자를 허용하는 등의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 조차 사모펀드 규제를 사실상 없애는 조치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대대적인 규제 완화책이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로 향후 국회 통과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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