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끊임 없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GA(General Agency·보험대리점)를 집중 공략하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했지만 이면에는 손해보험사들의 사업비 과당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있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와 GA 사이를 이간질 했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신고를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메리츠화재를 두고 손해보험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장본인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그간 손보사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을 통해 손보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메리츠화재가 ‘손해보험 공정경쟁질서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의 금지사항인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손해보험협회 공정경쟁질서확립 대책위원회에 신고했다.
메리츠화재의 한 임원이 GA 대표들에게 '삼성화재가 GA업계를 무시하고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인상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된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측은 이를 삼성화재와 GA를 이간질 시키려는 의도라고 봤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업계에서는 그간 참아왔던 불만을 토해내는 분위기다. 메리츠화재가 파격적인 수당 수수료와 부당 스카우트를 통해 보험업계의 시장 질서를 어지럽혀왔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메리츠화재는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절약한 사업비로 GA에게 파격적인 시책비를 지급하며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는 현재 인보험시장에서 업계 1위 삼성화재와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은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메리츠화재는 타 손보사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와중에도 나홀로 실적이 개선된 바 있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 동기(1320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인해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2위사가 아닌 손보업계 2위사라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메리츠화재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을 제치고 삼성화재를 위협하는 등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급성장한 이면에는 과도한 시책비를 책정해 사업비 경쟁을 부추기며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사업비 증가율이 보험료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사업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GA설계사에 대한 비용을 중심으로 신계약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촉발시킨 것이 메리츠화재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메리츠화재는 경력 설계사 채용 과정에서 부당 스카우트 논란에도 휘말린 바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2만446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이를 두고 메리츠화재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설계사 빼오기를 통해 수를 늘렸다는 지적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대립하는 구도라기 보다는 손보업계와 메리츠화재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부당스카우트와 과도한 수수료 지급을 통해 시장을 혼탁하게 한 데에 대한 불만이 손보사들에게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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