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를 들쑤셔놨던 SK텔레콤의 단말기 제조사 인수합병(M&A) 추진 속도가 갑작스럽게 '슬로우 모드'로 바뀌면서 휴대폰 업계의 재편 향배도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주만해도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던 벨웨이브와의 M&A 협상이 이 때문에 결렬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는가 하면, SK텔레콤이 맥슨텔레콤과 저울질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는 등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국정감사가 끝나는 9월까지는 M&A 추진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안개국면은 10월에나 클리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수가격을 놓고 벨웨이브와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던 SK텔레콤(단말기 자회사 SK텔레텍 포함)이 국정감사에 대비해 M&A 속도조절에 들어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오는 9월 한달간 열리는 정기 국정감사 기간 중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상임위가 '단말기 시장의 수직계열화 문제'를 쟁점 사항으로 다루면 상황이 자칫 자사에 불리하게 바뀔 수 있어 당분간 '정지모드'를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팬택계열 등은 SK텔레텍의 단말기 사업 강화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 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 등을 상대로 "단말기 시장의 수직계열화 심화가 시장경쟁의 왜곡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 벌써부터 공세를 펴고 있다.
또한 지난 달 8일 김낙순(열린우리당) 과기위원은 정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통부 정책이) 서비스와 단말기 사업의 겸업을 막는 것이냐, 허용하는 것이냐"를 물은 뒤 "서비스 사업자가 단말기 사업을 겸업하는 것은 경쟁체제 붕괴를 불러 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해 김 위원이 이 문제를 이번 국감에서 다시 거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오는 10월에 가봐야 M&A 본계약 체결 여부를 확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혀 국감기간이 끝난 뒤에나 M&A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큼을 시사했다.
같은 맥락에서 SK텔레콤이 최근 맥슨텔레콤에 실사 의향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이 사실이 외부에 노출된 이상 구체적인 추진은 국정감사 뒤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한편 SK텔레텍 관계자는 "맥슨텔레콤과 실사여부만 협의했을 뿐 향후 일정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거듭 입장을 표명, 여전히 M&A 향배는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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