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지난해 '비비고 만두'는 6천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9천억 원을 넘어 세계 2위에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축적한 품질 경쟁력과 성과창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에 도전하겠습니다."
지난 27일 오전 인천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냉동식품공장에서 만난 김숙진 CJ제일제당 냉동혁신팀장은 '비비고 군교자' 발표와 함께 CJ제일제당의 만두 사업 로드맵을 소개하는 'CJ제일제당 새로운 항해(Voyage)' 행사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CJ제일제당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두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데 성공한 '비비고 만두'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 세계 만두시장 1위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2020년 국내외 매출 1조 원, 2023년 매출 2조6천 원을 달성해 '한국식 만두(K-mandu)'의 세계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비비고 만두'는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CJ제일제당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놨을 뿐 아니라, 높은 실적을 보이며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지난 2016년 매출 1조를 달성한지 불과 2년 만에 2천400억 원을 돌파하며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중국시장에서도 2015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500억 원 대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비비고 군교자 등 신메뉴 출시로 제품 경쟁력 강화
이날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의 전초기지인 국내 시장에서 '한식만두 프리미엄화' 전략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까다로운 국내 시장의 검증을 거쳐 제품 완성도를 높인 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 같은 전략을 품은 첫 번째 신제품인 '비비고 군교자'를 선보였다.
'비비고 군교자'는 외식 전문점 수준의 '수제형 고급 군만두' 콘셉트로 개발됐다. 돼지고기생강구이, 해물파전 등 한식 정찬 메뉴를 만두소로 활용해 '만두의 메뉴화'를 구현했다.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의 차별화된 제분 기술을 적극 활용했으며, 특유의 기와 모양을 성형하기 위한 별도 성형기도 도입하는 등 품질 극대화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특히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군교자'를 냉동 만두 시장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12월 출시 후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이끈 '비비고 왕교자'에 이어, '비비고 군교자'를 통해 냉동 만두를 식문화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비비교 군교자' 이후 전통 이북식 만두, 수제만두 등을 선보여 한식만두의 진화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또 만둣국, 비빔만두 등 편의형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출시해 차별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오는 2020년 하반기부터는 스프링롤, 피자롤 등 글로벌 시장의 현지 간식형 만두까지 들여오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팀장은 "만두는 피와 소의 균형으로 맛을 느끼는 음식으로, 문화권과 시대에 따라 비율, 종류, 맛방향성이 변화하는 문화를 담은 음식"이라며 "'비비고 군교자' 출시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맛을 선보여 냉동 만두시장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해외에 한식을 알리는 것이 '비비고 만두'의 목표인 만큼 다양한 메뉴를 해외 현지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비고 군교자의 생산공정도 경쟁력 업그레이드
이날 CJ제일제당은 새로운 전략을 발표함과 함께 인천냉동공장에서 운영중인 '비비고 군교자'의 생산 라인도 함께 소개했다.
인천냉동공장 생산라인에 들어서는 과정은 복잡했다. 먼저 탈의실에서 전신을 덮는 위생복을 입어 머리카락 한 올까지 완벽하게 '포장'했고, 생산라인에 들어서는 과정에는 3개의 '찍찍이'를 밟아 양말에 묻어 있는 먼지를 제거했다. 또 손을 두 차례 씻은 후 에어커튼에 들어가 먼지를 털어내고 나서야 입장이 허락됐다.
'비비고 군교자'의 제조 공정은 ▲전처리(이물선별·절단·손질·세척) ▲성형(제면·만두성형) ▲증숙 ▲동결 ▲포장의 5개 단계로 구성돼 있었다.
첫 과정인 전처리 과정에서는 야채·고기 등을 자르고 섞어 만두소를 제작했다. 모든 재료가 제조 과정중 광학선별기와 X레이 기기를 수 차례 통과하며 이물을 제거한 후에야 만두소가 됐으며, 특히 고기의 경우 '깍둑썰기'로 제작돼 씹는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해 차별화를 꾀했다.
인천냉동공장 관계자는 "다른 만두 제조사는 보통 고기를 갈아 야채와 반죽해 만두소를 만든다"라며 "깍둑썰기를 하면 고기를 씹는 맛을 살릴 수 있어 맛품질 개선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두소는 사람의 힘으로 성형 라인으로 이동됐다. 이 과정에서도 광학선별기와 X레이 검사를 통해 이물질을 걸러내는 것은 거르지 않았다. 이 곳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자동으로 동그란 모양으로 자른 후, 그 안에 만두소를 투입한 후 스테이플러와 유사한 기계로 집어 만두 모양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만두는 곧바로 증숙·동결라인으로 이동됐다. 증숙기를 거치는 동안 10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약 5분가량 쪄진 후 동결기를 통과하며 영하 40도의 온도로 빠르게 얼려졌다. 특히 증숙기에서 동결기로 옮겨지는 시간 동안 동결에 적당한 온도로 식혀지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만들어진 만두는 바로 포장 라인으로 이동돼 상품화됐다. 이 과정에서 또 다시 금속검출 등 X레이 점검이 실시돼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자동으로 라인 밖으로 튕겨나왔으며, 포장 중량에 따라서도 자동으로 재검사를 거침과 함께 육안 점검인 '관능점검'과정도 함께 시행됐다.
인천냉동공장 관계자는 "자동화 공정으로 무게가 개당 35g 정도로 표준화돼있고, 조금만 차이나도 라인 통과가 거절된다"라며 "이 같이 철저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비비고 만두'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만두 시장 점유율 내년 10%→2023년 30%까지 목표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신제품 출시와 생산 능력을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함과 함께, 현지화·유통 관련 역량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 서부지역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해 영향력을 확대한다. 이 과정은 지난해 인수한 '슈완스'의 영업망과 '카히키'의 랩푸드 제조 역량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인수함을 통해 월마트·크로거·코스트코 등 미국 현지 주요 유통채널 3만 여 점포에 '비비고 만두'를 공급할 수 있게 돼 이전 대비 10배 규모의 공급망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유통망 확대와 에그롤 등 제품 현지화·다변화를 통해 캐나다·멕시코 등 인근 국가로의 시장 확대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2021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고, 2023년까지 1조3천억 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최대 만두 소비국가인 중국에서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식재료를 활용한 '비비고 왕교자' 현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고기와 야채 등 중심으로 만두소를 차별화한데 이어 새우 등 해산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현지에서 온라인 판매 시장이 점점 성장하는 점에 착안해 온라인 플랫폼 2위인 '징동'에서 만두 기준 판매 1위 달성을 위한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온라인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2017년 말 만두 사업을 본격화한 신흥 시장 베트남에서는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한식 만두와 현지식 만두를 앞세운 '투 트랙 전략'을 지속 추진하고, 해산물 구매·가공 경쟁력을 기반으로 CJ까우제를 해산물 만두 수출 확대 전진기기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현재 '비비고 만두'를 OEM 생산·판매하는 일본에서는 '비비고 왕교자' 크기를 현지화한 '한국형 교자(가칭)' 제품을 출시해 일본의 '야끼교자'와 본격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아직 만두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잠재력이 큰 전략국가인 유럽 시장에서도 독일·러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주요 식품 매장과 레스토랑 등에서 '비비고 만두'를 취식할 수 있도록 B2B 사업을 강화해 나간 후 B2C 시장을 공략하는 '투 스텝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대륙별 생산거점간의 사업 시너지를 통해 현지 식문화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슈완스'와 같이 경쟁력을 갖춘 현지 업체를 지속적으로 인수해 안정적 시장 지위도 확보해 나간다. 이를 통해 약 7조 원 규모 글로벌 만두 시장 점유율 10%를 내년까지 달성한데 이어 이를 2023년에는 30% 수준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1등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약 11조 원 수준인 '랩푸드' 시장 전반에서의 영향력까지 키워 나간다는 목표다.
김 팀장은 "그룹의 전략 방향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에 맞춰 잠재력 높은 만두 사업에 무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며 "전세계 총 14개의 플랜트에서 오는 공급 역량과 제품력 강화를 통해 단순히 '한국식 만두'라는 개념을 넘어 세계적 식문화를 주도하는 'K-푸드'의 아이콘으로 '비비고 만두'를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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